[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기독교 비난?
- 22-07-04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기독교 비난?
역사의 기록을 몹시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재자들입니다. 그들은 독재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역사에 나타나 있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독재자 뿐만 아니라 누구도 다 언젠가는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의 평가’라고 말하지만 기독교인들은 그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실은 ‘역사의 평가’라는 말은 하나님이 하시는 평가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인간사를 평가하고 응보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힘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역사는 역사 자체를 심판한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언론의 자유와 함께 각종 매스컴을 통한 비판이 넘쳐나기 때문에 기독교도 그 평가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본성에는 비판을 받아가면서 성장하기 보다는 파멸이 오더라도 찬사만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의지력으로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비판 앞에 겸허하게 마음 문을 열고 수용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독교가 누군가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 엄밀히 말해서 기독교 정신이 비난을 받는 것입니까 아니면 교회가 비난을 받는 것입니까.
기독교 정신이 무엇입니까.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의 뜻을 받들어 그 분으로부터 발원하는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성경이 지시하는 유일하고 독특한 진리, 곧 ‘구원에 이르는 진리’를 실천함으로써 이 땅에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기독교 정신을 추앙하고 따라야 할 정신 일지언정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되고 또 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본질이 사랑인데 그 사랑을 비난하고 배척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입니까. 그 점에 있어서는 유고의 인(仁)사상이나 불교의 자비사상도 마찬가지로 그 종교적 전리 자체에 대해서는 비난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마틴 루터가 파문을 당한 것은 그가 기독교 정신을 비난한 것 때문이 아니라 막강한 교권의 횡포를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 정교회를 혹독하게 비난하고 파문 당할 때 그들이 비난한 것은 잘못된 교리와 교회 제도와 전통이었습니다.
지금 기독교를 비난하는 소리들은 모두가 기독교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기독교 정신을 훼손시키고 있는 잘못된 사람이나 교회 제도와 교권이 비난을 받는 것이지 예수의 인격이나 사상이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마틴 루터가 교권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고 해서 그가 지금 지옥에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오히려 지금은 그를 파문한 교권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는 교권보다 인권이 더 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기독교의 본질이 아닌 비본질적이고 지엽적인 문제에 대한 비난을 주고 받으면서 기독교를 비난한다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마치 기독교의 본질에 무슨 큰 문제라도 있는 줄로 착각하고 기독교 전체를 불신하거나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합니다.
거듭 강조하는 말이지만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난 사람이나 제도나 교리는 계속 지탄을 받으면서 발전해 나아가야 하겠지만 기독교의 본질만은 저 산봉에 우뚝 썬 바위처럼 천년이 가도 만년이 가도 비난 받을 수 없는 영원한 진리로 온 인류의 영혼을 계속 포용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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