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 퇴임…반인륜 행태에도 국민적 지지 여전
- 22-06-28
두테르테 딸 사라 부통령 당선…여전히 마약과의 전쟁 지지↑
'마약과의 전쟁' 선포로 국민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6000명 넘는 이들을 사망케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는 인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28일 AFP 통신에 따르면 마약과의 전쟁과 막말, 이따금씩 내뱉는 욕설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국제적 악명에도 여전히 필리핀 정치 엘리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소탕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약상과 마약 중독자 뿐 아니라 민간인 수천 명의 죽음을 초래했다. 그 탓에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 외에도 연설에서 횡설수설하거나 성폭행 관련 얘기를 농담으로 뱉고, 정권에 대한 비판자들을 감금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주로 연설을 통해 마약조직과 중독자에 대한 '처단'할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실제 2016년 6월, 대통령에 취임한 지 몇 시간 만에 "만약 마약 중독자를 안다면 직접 가서 죽여라"라며 "그들의 부모더러 죽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고통스러우니"라는 막말로 국제사회 입방아에 올랐다.
막말은 일상과도 같았는데, 신을 '바보'라고 칭한 사건은 필리핀 내 가톨릭 신자들의 반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남부 다바오 시장 재임 기간 동안 인권단체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자경단과 연계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필리핀 국민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9일 부통령 후보 경선에서 그의 딸 사라 두테르테가 승리한 것은 여전히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유력 인사들은 두테르테가 퇴임한 이후에도 '마약과의 전쟁'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의 월킨스 빌라누에바 국장은 언론 간담회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차기 마르코스 정부에서 마약 범죄 대응 자문역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재임 기간동안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을 배제하고 중국쪽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소탕을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비판한 이유에서다.
두테르테는 2018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사랑한다"며 "그는 내 문제를 이해하고 기꺼이 도울 용의가 있다. 중국에 감사하다"고 노골적으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 위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경쟁은 제쳐뒀고, 중국 사업에 구애하기로 결정했다.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선박이 장기간 정박할 때 미온적 태도를 보여 국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두테르테 대통령 퇴임 후 그가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 단체들은 필리핀 경찰이 초법적 처형을 자행했다고 규탄해온 반면 경찰은 용의자들이 무기를 들었기 때문에 무력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맞서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감옥에 갈 준비는 되어 있다는 입장이지만 ICC 관할 하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특히 반항적이고 위협적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자신이 퇴임한 이후에도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마약상을 찾아 총으로 쏴 죽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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