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금주법?…美정부, 금연확산 위해 니코틴 함량 팍 줄인다
- 22-06-22
FDA, 내년 5월까지 니코틴 수치 표준 개발 계획
실제 효력 발휘할 때까지 몇년 걸릴 수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니코틴 수치를 최소 또는 비중독 수준으로 낮추도록 담배 회사에 요구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계획이 성공하면 흡연과 관련한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적으로 강력한 담배 회사들에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은 정부의 이날 발표된 바이든 행정부의 '통합 의제'에 포함돼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내년 5월까지 담배와 특정 담배 제품에서 최대 니코틴 수치를 확립하는 표준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FDA는 성명에서 이번 계획의 목표에 대해 "청소년 이용, 중독과 사망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FDA는 "만약 니코틴이 감소하다면 많은 중독자가 더욱 큰 금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젊은 사람들이 고정 흡연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정책은 암 환자를 줄이겠다는 목표와도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백악관은 올해 암과 관련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년 동안 암 사망률을 50%까지 줄이겠다고 했다.
WP에 따르면 매년 48만명의 미국인들이 흡연과 관련해 사망하고 있으며 담배 사용은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WP는 니코틴 함유량을 줄이는 정책 추진 결정은 긴 과정의 첫 단계를 의미하다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FDA가 이와 관련한 규제안을 발표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며 이후 FDA는 최종 규정을 발표하기 전 대중들의 의견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이 규정이 완성되지 않으면 이 계획은 미뤄지거나 탈선할 수 있다고 했다. 2024년 대선을 통해 취임하는 대통령은 FDA에 아직 완성하지 않은 계획을 중단하라고 할 수도 있다. 또 담배 업체들이 반발하며 최종 규제가 법정에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수년 동안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것을 지지했지만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미 고위층의 지지를 받은 바가 없다.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는 이 아이디어는 백악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WP는 바이든 행정부는 최종 단계에서 니코틴을 낮추는 방안을 지지하는 옹호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의 지지자들은 니코틴 성분을 낮추는 것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치 젤러 전 FDA 담배제품센터 소장은 이런 요구가 효력을 발휘하는 데는 몇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심장 협회는 FDA가 미국에서 담배 사용의 치명적인 궤적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진보성향으로 알려진 리즌 파운데이션(Reason Foundation) 소비 자유 책임자인 벤틀리는 정부의 이런 계획을 비판했다.
그는 "이 제안은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거의 모든 담배를 금지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멘톨' 담배 금지와 이 제안을 결합하면 이것은 1920년대 금주법과 유사한 노력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
벤틀리는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대신 전자담배와 같은 더 안전한 대안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09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가족흡연방지 및 담배통제법'은 FDA에 니코틴을 최소 및 비중독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포함해 담배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법에 따르면 FDA는 담배를 금지하거나 니코틴 함량을 '0'으로 줄일 수는 없지만 공중보건 보호를 위해 담배 성분, 첨가물, 니코틴양 등 제품 표준을 설정할 수 있다.
지난해 FDA가 멘톨 담배 금지를 하면서도 니코틴 감소에 대한 결정을 미룬 것 역시 이런 법적 한계성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주요 담배 제조업체들은 정부가 니코틴 함량을 줄이기 보다는 비연소제품(smoke-free products)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를 출시한 미국 담배 업체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와 같은 전자 담배를 비연소 제품이라고 명명했다.
말보로 제조사인 미국 담배 업체 알트리아는 "우리는 담배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더 나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초점은 성인 흡연자의 제품을 뺏는 것이 아니라 FDA가 승인한 비연소 제품의 강력한 제공에 있다고 했다.
WP는 이번 정책의 반대자들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니코틴을 비중독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법에 의해 금지된 사실상의 담배 금지이며 과학은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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