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초기 증상 발열 아닌 '발진'…美 CDC 지침 수정

발열·두통·근육통 대신 입·생식기·항문 주변 발진부터 나타나

확진자 38개국 2500명 넘어서…상위 7개국이 84% 차지

 

미국 방역당국이 희귀 감염질환인 원숭이두창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공개했다. 최근 미국 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2500건이 넘어가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질병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을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의료진이 최근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들이 과거에 보고됐던 환자들과 다른 증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DC에 따르면 최근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자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피부에 발생하는 종기의 일종인 '발진'이다. CDC는 대부분의 새로운 감염자에서 입이나 생식기 또는 항문 주변에 발진 징후가 먼저 보이고 곧 액체로 찬 수포(물집)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알려졌던 원숭이두창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또는 피로감이었다. 발진은 증상 발현 약 1~3일 뒤 얼굴을 시작으로 신체 다른 부위로 퍼진다. 하지만 CDC는 많은 신규 환자들이 이러한 초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DC는 또 새로 보고된 증상으로는 항문·직장 통증, 직장 출혈, 장염 또는 대변이 마려운 느낌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WHO, 원숭이두창 낙인·편견 우려…새로운 병명 고려

한편 WHO는 원숭이두창 관련 새로운 병명을 짓기로 했다.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담고 있다는 이유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1958년 원숭이에서 처음 확인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후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으로 사람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은 두창(천연두)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피부에 난 수포나 상처 등의 체액 등 밀접한 신체접촉이 주요 감염경로다. 드물지만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도 감염된다. 발열과 수포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나며 2~4주 뒤 대부분 호전된다.

최근 감염자 정액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WHO와 관련 보건당국이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전세계 38국 2549명 감염…상위 7개국에서 84%차지

해외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7일 기준 원숭이두창 풍토병이 아닌 지역에서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38개 국가에서 2549명이다.

영국이 574명으로 가장 많은 사례가 보고됐다. 뒤이어 스페인(497명), 독일(338명), 포르투갈(276명), 프랑스(183명), 캐나다(167명), 미국(113명)으로 상위 7개 국가에서 전체 감염 사례의 84.3%를 차지한다.

WHO는 오는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 관련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 내 원숭이두창 검사 속도가 늦어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질병이 보이지 않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원숭이두창 검사는 일주일에 약 8000건의 표본을 검사할 수 있지만 현재는 검사 가용 능력의 약 2% 수준만 사용하며 하루 약 23건의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도 원숭이두창 확진자 발생을 염두에 두고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지난 8일부터는 원숭이두창을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했다. 또 오는 7월엔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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