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김재완] 다시 불러보는 아버지
- 22-06-20
김재완 시인/화가
다시 불러보는 아버지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
아버지
그립습니다
객지로만 쏘다니고
효도 한번 못해드렸어도
큰 자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아버지
육남매 다 키우도록
야단 한번 치신 적 없고
자식들 앞세우면 늘
콧방울이 벌렁거리셨지요
빚 지고 살면 안된다고
빠듯한 살림에도
학교 월사금
누구보다 먼저 챙겨주셨고요
아버지는
말수가 적으셨지요
늘 깊은데 계셔서 잘 보이지 않으셨어요
출가한 자식들 큰 식구
모이면 멀리서 웃고만 계셨지요
서툰 지게질
홀로 볏짐지시며
다 큰 자식놈들
결코 부리지 않으셨지요
흰셔츠 바람으로
거름통 지고 밭일 가셨던
소탈하셨던 모습
노년에 어깨며 허리며 편찮으시면 그냥
‘늙으면 다 그래야’하셨지요
지금
추억 속에 나와 함께 사시는
마음 따뜻한 아버지
그 모습 좇아
조금씩 늙어가는 자식입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려야
그 모습 잊힐까요
그리운 그 모습
잊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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