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28년만의 '자이언트 스텝'…미국인 지갑에 직격탄 예고

급격한 금리 인상에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금리 인상 전망

금융전문가들, 변동금리 대출 갚고 대출 수반하는 구매 연기 조언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여년만의 최악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미국인들의 삶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대출, 학자금대출 등 각종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여파를 가져다주면서 미국인들의 지갑을 얇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美연준,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시사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p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p)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혀 오는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준 대폭 금리인상 미국인들 '지갑'에 직격탄…모기지 금리 상승 예고

연준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은 미국인들의 지갑에 직격탄을 줘 크고 작은 금전적 결정의 범위에 대한 계산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당장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미국인들에겐 대폭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주택대출금융기관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3%로, 직전주 5.09%보다 0.14%p 상승했다. 1년 전 2.96%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p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연준이 2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총 0.75%p를 인상한 게 반영된 결과다. 이번에 연준이 한꺼번에 0.75%p를 추가로 올림에 따라 대출 금리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주택의 현재 가격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차감한 금액인 '주택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택지분담보대출(HELOC)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주택대출은 연준의 금리인상에 더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이들 대출상품의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후 2번째 청구서 발송 주기 내에 상승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2022.5.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카드빚, 자동차·학자금 대출 이자도 상승 전망 

신용카드 채무와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도 앞으로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게 될 전망이다.

신용카드 금리는 연준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리볼빙(회전결제) 채무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통상 1~2차례의 대금청구 주기 내에 금리 상승의 영향권에 놓인다.

금융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에 따르면, 평균 신용카드 금리는 지난 3월 16.34%에서 최근 16.73%로 상승했다.

그레그 맥브라이드 뱅크레이트닷컴 수석 재무분석가는 연준의 금리인상 빈도가 많아지면서 카드소지자들에겐 매 2번째 대금 청구 주기마다 금리인상의 북소리가 들릴 것"이라며 "누적 효과가 커지고 있다. 올해 연준이 금리를 총 3%p 올리면 (내년) 연초까지 신용카드 금리는 3%p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대출 금리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리점에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딜러트랙'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차 대출의 평균 금리는 5.08%였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거의 1%p 높은 수준이라고 NYT는 전했다. 지난 5월 중고차 대출의 평균 금리(8.46%)도 마찬가지다.

학자금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미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 금리는 매년 5월 미 국채 10년물 경매에 기반해 매년 7월에 확정되는데, 현재 4.99%로 정해진 상태다. 내년 7월1일 이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을 대출자는 4.99%의 이자를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해당 금리도 전년도 대출 금리(3.73%)보단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달리 민간 학자금 대출자들은 금리 인상의 충격을 그대로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 및 변동금리 학자금대출 모두 연준의 금리를 따라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금리 인상은 통상 한 달 이내에 나타난다고 NYT는 보도했다.

2021.5.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금융전문가들, 변동금리 대출 우선 갚고 대출 수반 구매 연기 조언   
  
미 금융전문가들은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금융 계획을 가속화하는 대신 다른 계획은 연기하는 게 타당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카드빚 등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은 이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자동차나 주택 구매 등 대출을 동반하는 구매는 당분간 미루는 게 타당하다는 얘기다.

이밍 마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금리환경이 앞으로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엇이 최적의 결정일지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단 빚을 갚고 나선 저축을 고려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 등 많은 금융기관은 고수익 저축 계좌와 다른 저축 수단에 대해 더 나은 이율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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