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돈바스 전투서 최대 위기…푸틴에 실질적 승리 안겨줄까
- 22-06-15
NYT "우크라, 고비 직면…러, 돈바스 완전 통제 목표 달성 임박"
1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승패를 좌우하는 동부 돈바스 전투가 절정에 이르렀다. 개전 이래 러시아가 동부 집중 공세로 군사 목표를 변경한 지 33일 만이다.
최근 돈바스 지역의 89~90%가 러시아군에 의해 장악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최후의 보루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와 시베르스키도네츠강 건너편 서쪽 리시찬스크를 지키기 위해 결사 항전 중이다.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주를 일컫는 돈바스 지역은 전체 국토의 9%인 5만3201㎢에 해당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광공업 지대로 국가 경제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또한 이 지역은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남부 크림반도와 인접해서 함락될 경우 동남부 전체가 러시아 영향권으로 편입될 공산이 커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요충지다.
돈바스 지역 최대 도시인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시는 최근 몇주간 러시아군의 집중 고강도 공세로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 함락 위기에 처했다.
당초 러시아군은 서부에서 강을 건너 이 도시에 진격하려 했으나 도하의 어려움으로 작전을 변경해 동·남·북부에서 도심 중심부로 밀고 들어와 우크라이나군을 서부로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국영TV를 통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러시아군이 도시 점령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군은 확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세베로도네츠크시는 2014년 루한스크주 주도 루한스크시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에 의해 넘어간 뒤로 임시 주도로서 행정 도시 역할을 해왔다. 개전 이래 돈바스 지역에 우크라이나군 물자 보급로로 이용되고 있다.
전쟁 이전 약 10만명이 거주하던 이 도시에는 현재 10분의 1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민간인 500여명은 아조트 화학공장 지하 방공호에 대피 중이다. 이 공장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와 달리 장기간 생활 가능한 기반 시설이 부재할뿐더러 화학물질 누출 가능성이 제기돼 대피가 시급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러시아군의 잇따른 포격으로 전날 마지막 다리마저 파괴되면서 도시는 서부 우크라이나 진영과 완전히 단절됐다.
그 결과 무수한 민간인과 우크라이나군 부상자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하지 못하고 사실상 고립돼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1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를 앞두고 양일간 서방 국가들을 향해 방공미사일 등 중무기의 빠른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군은 우리보다 수백배 많은 장비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장사정 무기, 장갑차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기 전달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전선이 정체될 것이고 사람들은 계속 죽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NYT는 세베로도네츠크를 둘러싼 현 돈바스 상황에 대해 "전쟁이 돈바스 지역의 통제권을 놓고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지역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항전했지만 고비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러시아는 몇 주간 치열한 전투 끝에 그 어느 때보다 세베르도네츠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까지 가까워졌고 이는 잠재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민에 제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승리를 안겨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초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와 대도시 장악에 실패하자 전략적 요충지인 돈바스 지역 완전 통제로 목표를 수정했다"며 "목표 달성하기 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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