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나 했더니 '고물가 쓰나미'…자영업자 긴 한숨

 

업소용 식용유 가격 2만~3만원대 →7만원대 껑충

 

경유 사상 첫 2000원 돌파…휘발유 가격 뛰어넘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2년간 신음하던 자영업자들이 물가 폭등으로 또다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식용유부터 밀가루, 물엿까지 오르지 않은 식재료가 없는 데다 2000원대를 훌쩍 넘어버린 경유가격, 전기료·도시가스료 인상 등 물가상승의 파고가 자영업계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물가 상승은 러-우 전쟁 장기화와 세계 각국의 식량 안보주의 강화 등 정부의 통제 밖에 있는 외부적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14일 대전지역 자영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18일 사회적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불황 탈출을 꿈꾸던 외식업계는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식재료 대란’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 심화와 물류대란, 기후변화로 인한 식자재 수급불안,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오르지 않은 식재료가 없다.

국제 밀 가격이 전년 말보다 43%나 오르면서 이를 원료로 한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1kg) 1880원(전년동월(1080원) 대비 74.1%↑) △옛날국수 소면(900g) 3150원(전년동월(2580원) 대비 22.1%↑) △3분 쇠고기카레(200g) 1380원(전년동월(950원) 대비 45.3%↑) 등 소비자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전쟁에 따른 봉쇄로 곡물 최대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었던 인도네이시아의 수출 중단은 국내 ‘식용유 대란’을 불러왔다.

실제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찾는 해표맑고 신선한식용유(900ml)는 4680원으로 전년동월(4250원) 대비 10.1% 상승했다.

연초 2만~3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치킨집, 중국집 등 업소용 식용유(18L)도 최근에는 7만원대로 두배 이상 폭등했다.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A씨(61)는 “식용유 가격이 상승하며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온라인으로 몇 통 주문해뒀다”면서 “원재료 가격이 오르니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손님들의 두런거림을 애써 외면한다”고 털어놨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황부진으로 △감자(100g) 400원(전년동월(316원) 대비 84원(26.58%)↑) △시금치(1kg) 7500원(전년동월(4640원) 대비 2860원(61.63%)↑) △수박 (1개) 2만5500원(전년동월(1만8083원) 대비 7417원(41.01%)↑) 등 농산물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국내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이 모두 상승했다.

세계 곡물 가격이 올라 사룟값이 폭등하고 주요 돼지고기 생산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수출이 중단된 탓이다.

더욱이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상승은 러-우전쟁 장기화 등 국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도 절망적이다.

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분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씨(46·여)는 “분식점은 소비자 인식상 한 그릇에 7000원 이상 받기가 힘든데 최근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며 “손님들 눈치가 보이지만 어쩔 수 없다. 올리지 않고서는 최소 마진도 남기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지속되면서 휘발유, 경유, LPG 등의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택배, 화물차, 택시 등 운송업 종사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News1

국제유가 급등으로 휘발유, 경유, LPG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택배, 화물차, 택시 등 운송업 종사자들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L당 2074원으로 지난 2012년 4월18일 가격(2062.55원)을 10년 2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경유 가격도 5월15일 L당 1957원에 이어 5월27일 2000원대를 돌파해 지난 13일 기준 2077원을 기록하며 마침내 휘발유 가격(2074원)을 뛰어넘었다.

이밖에 영업용 택시 원료인 LPG 가격도 지난해 11월1일 L당 1054원으로 1000원대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상승해 13일 기준 1128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단 한 번도 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게 소비자들의 냉정한 평가다.

특히 경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택배, 택시 등 운송업 종사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식재료 납품업 특성상 여러 대의 냉동탑차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C씨(51)는 “경윳값이 휘발윳값을 뛰어넘는 경우는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며 “가동 차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유류값이 무서워 사업도 못 하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전기 및 도시가스료 요금도 하반기에 연이어 인상을 앞두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부용 대전소상공인자영업연합회장은 “거리두기 해제로 한숨 돌리나 했는데 이번엔 식재료, 유류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자영업자들을 또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단기 처방이 아닌 국내 경제 흐름 전체판을 새롭게 짜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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