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플레 비명"…서방, 우크라에 평화협상 압박하나

OECD 38개국, 34년만 최고 '9.2%'…에너지·인플레·식량 안보 위기 ↑

NYT "러軍, 우크라서 유리 고지…서방, 평화협상 압박할 수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세를 집중한 끝에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해온 서방 동맹국들이 경제 침체의 우려 속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전쟁의 모멘텀이 러시아에 더욱 유리하게 바뀌고 세계 경제가 위협받자 서방 동맹국들의 결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이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향하도록 압박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무기를 제공할 것인지 훨씬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3월29일 사실상 마지막이었던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회담에서 키이우 등 북부 군을 퇴각시키고 동남부에 화력을 집중해왔다. 

헤르손과 마리우폴 등 남부 지역을 잇따라 함락시킨 러시아군은 현재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중에서도 루한스크주에 속한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데, 이 결과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매일 민간인 100~200명이 숨지고 있다는 집계가 나오는 상황.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내 함락되지 않은 마지막 주요 도시 세베로도네츠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이 도시가 짧게는 하루에서 길어야 일주일 내로 함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관리는 루한스크 지역이 일주일 내로 러시아군에 함락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고, 러시아군이 하루에서 이틀 사이 모든 전력을 교전에 투입시켜 지역을 완전히 장악시킬 것이라고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가 전망하기도 했다. 

이제 전장은 자매도시인 리시찬스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러시아군이 도시를 에워싸고 있어 운명은 더욱 불투명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런 어두운 전망 속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그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대체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비화하면서 사회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유럽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안보위기와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NYT는 일부 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너무 많이 지원했다는 이유에서 조바심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짚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과의 교착 상태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싱크탱크 저먼마샬펀드 소속 이안 레서 부사장은 "러시아가 공세를 우크라이나 중심에서 동부로 옮겨갈 경우 전쟁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관측은 항상 존재해왔다"면서 "장기적으로 분쟁의 본질, 우크라이나 그리고 서방의 목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점점 더 서구화되는 우크라이나와 제국주의로 변모 중인 러시아간 정치적 대조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선진국들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물가가 들끓고 있다.

전세계에 에너지와 곡물을 수출하는 러시아가 제재를 받으며 식품, 연료, 비료 가격에 불이 붙었다. 여기에 또 다른 주요 밀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러시아군에 의해 막히며 우크라이나산 밀을 주로 수입하는 빈민국 사에서 기근 위험도 커졌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선진 경제 38개국의 4월 물가상승률은 9.2%로 1988년 9월(9.3%)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OECD 물가는 지난 2월 7.8%를 기록한 뒤 3월 8.8%, 4월 9.2%로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동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이 두자리 숫자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7개국에 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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