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김성교] 이끼
- 22-06-13
김성교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이끼(부제:이민)
언제나
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구나
네가 태어난
곳을 떠났지만
마음 한
조각은 두고 왔을 터
가슴 길이
얼마나 그리울 텐가
물속 세상에서
미미했던 너는
물 밖
세상에서 다시 태어났다
숨이 달라
죽을지라도
더 크고
더 새로운 세상이 궁금했다
꿈을 위해
익숙했던
것을 버리고
불편을
찾아 나섰다
처음이란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
아무도
없는 그늘진 곳이지만
또라지게
자리했다
꽃도 피우지
못하고
열매도
맺지 못하는
헛뿌리로
살기에는
지나는
바람에도 넘어지곤 했다
눈물처럼
내리는 비를
네 안에
담아
물 밖
세상에서 거칠고 메마른 넓은 바위를 골라
더 단단히
들러붙었으니
사막에서
살아남은 폐어(lungfish)만큼이나 질긴 삶이여
아무도
살 수 없는 땅에 네가 살아
아무나
살 수 있는 땅이 되고
네가 있어
물 밖 세상이 밝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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