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판매 수익, 우크라戰 직전보다 외려 상승"
- 22-06-10
글로벌 유가 급등·EU 늦은 제재 영향…中·印 염가 다량 구매도 도움
러시아 경제의 주요 수익원인 에너지 수출로 인한 이익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급등이 서방의 금수 제재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큰손' 인도와 중국의 구매 역시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모스 호크스테인 미국 에너지 안보 특사는 9일(현지시간) 미 상원 유럽·지역안보협력 상임소위에 출석해 '러시아가 개전 직전 두 달치보다 현재 원유·가스 판매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등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묻기 위한 제재 조치들을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러시아가 전보다 더 많은 이익을 보는 건 글로벌 오일·가스 가격이 급등해서다. 이날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23달러를 상회, 석 달 만의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호크스테인 특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글로벌 오일 수요가 예측치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말했다.
서방 외에 인도와 중국 등 '메가소비국'이 계속 러시아 원유를 사주는 측면도 있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에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호크스테인 특사는 "러시아의 대(對)중국·인도 원유 수출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할인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판매 수익이 지금 더 높을 것이란 의미"라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의 오일 수익은 월 200억 달러로, 연초보다 50% 늘었다.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이 EU에서 창출됐다. EU의 오일 금수 합의가 늦어져서인데, 제재가 완전히 효과를 보려면 연말께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겨울이 되면 유럽의 난방 수요가 늘어 제재가 다소 느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도의 경우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구매량이 4월의 2배가 됐다. 일일 84만 배럴을 수입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이달에는 수입량이 더 늘 것으로 상품 애널리스트 크플러는 전망하고 있다.
호크스테인 특사는 "인도 당국자들에게 러시아 원유를 너무 많이 사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이 러산 원유에 대해 '세컨터리 제재'까지 부과한 건 아니기 때문에 자국의 구매를 금지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제재는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을 압박해 제재 효과를 높이는 방식의 추가 제재를 의미한다.
호크스테인 특사는 "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얼마만큼까지 사줄지 '천장'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도 같은 나라에 세컨더리 제재를 꺼내드는 건 어떨까. 이 같은 질의에 호치스테인 특사는 "가장 중요한 건 미국 내외 연료 가격 급등 현상을 완화해 러시아의 수익을 줄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산 원유를 싣고 가는 화물 보험을 겨냥한 EU의 새 제재를 좋은 사례로 꼽고, "이처럼 미국과 유럽을 넘어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제재들을 생각해보면 좋겠다…아무도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EU가 수입한 천연가스의 약 45%가 러시아산이었다. 호크스테인 특사는 EU가 대러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카타르 및 호주 등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처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대유럽 LNG 수출량은 작년 1년치 평균보다 18% 늘었다.
유럽의 화석연료 수요 감축 역시 대러 에너지 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민간 등 각계와 '스마트 서모스탯(smart thermostats)' 사용을 활성화해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호크스테인 특사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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