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접종 중단 23개국으로 늘어…전문가 "혈전과 인과성 부족"

유럽 국가들의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잠정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 접종 후 혈전 관련 질환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성위원회가 오는 18일(현지시간) AZ 백신 안전성 평가 결론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을 멈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EMA도 AZ 백신이 혈전 관련 질환을 유발한다는 징후가 없다며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23개국 접종 중단…동참하지 않는 국가 "인과성 부족"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AZ 백신 접종을 했거나 앞둔 국가는 76개국이다.

이중 덴마크를 시작으로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국가와 인도네시아 등 최소 23개국이 특정 제조 단위나 전체 물량 접종 중단을 결정했다.

연쇄적인 접종 중단에 캐나다, 영국, 호주 같은 영미권 국가는 동참하지 않았다. AZ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 간의 인과 관계가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태국도 같은 이유로 접종 중단 결정을 번복했다. 벨기에는 코로나 확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백신 중단은 무책임하다며 AZ 백신을 계속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접종을 중단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접종하기로 했다.

◇전문가 "백신 맞는 것이 더 이익이지만…신뢰 회복 어려울 것"

영미권 언론을 포함한 다수 외신은 인과 관계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멈추는 것은 어리석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미국 내 전문가들이 유럽의 백신 접종 중단으로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혈전은 미국에서는 매년 약 90만명의 사람들이 겪는 흔한 증상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유럽의 중단 결정을 "실수"라고 칭하며 보고된 혈전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백신은 코로나19 환자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혈전지혈학회(ISTH)도 지난주 "수백만 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보고된 적은 수의 혈전 증상은 직접적인 연관을 보이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을 계속 받으라고 권고했다.

스티븐 에반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AFP통신에 "현재 보이는 응고 현상은 백신보다는 코로나19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며 "AZ 백신을 맞아 얻는 이득은 추측으로 (맞지 않아) 얻는 피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문점이 남는 부분도 있다. AFP통신과 CNN은 독일에서 나타난 7건의 뇌혈전이 다른 혈전과 달리 희귀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존 기빈스 영국 레딩대 심혈관·신진대사 연구소 소장은 "독일에서 나타난 혈전증인 'CVTS'는 100만명 중 5명에게 나타나는 희귀한 혈전증"이라며 "아직 이들 사례를 둘러싼 구체적인 정황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EMA가 AZ 백신에 문제가 없다고 판명해도 이미 무너진 신뢰를 쌓아 올리는 데는 지난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 코로나 백신위원회의 감염병 전문가인 오딜 로네는 AFP통신에 "EMA의 발표와 상관없이 AZ 백신에 대한 공신력은 이미 훼손됐다"며 "결과가 어떻든 간에 백신 접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주목되는 이유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EMA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신뢰 회복을 위해 자신부터 AZ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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