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뎅기열 환자 급증…WHO "전세계 영향 줄 것"

최근 이어진 덥고 습한 극한 날씨 탓에 뎅기열 급증

 

싱가포르에서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뎅기열이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뎅기열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시기는 6월이지만 5월 28일 기준으로 싱가포르 전역에서 1만1670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2021년 한 해 동안 보고된 5258건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생기는 질병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가 사람을 물 경우 전파된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는 주로 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서식한다.

뎅기열이 발병하면 갑작스러운 고열이 발생하는데 발열은 3~5일간 지속된다.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뎅기 출혈열이나 뎅기 쇼크 증후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스몬드 탄 싱가포르 내무부장관은 “뎅기열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비상단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또 한 전문가는 “뎅기열 확진자가 싱가포르에서 이례적으로 급증한 원인은 최근 이어진 덥고 습한 극한 날씨”라며 “많은 국가에서 장기간의 무더위와 천둥치는 소나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뎅기열 모기가 다른 곳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 쉬운 환경”이라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글로벌 뎅기열 보고서’에서 “뎅기열은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지난 50년 동안 뎅기열 보고 사례가 30배 증가했는데 새로운 지역으로 질병이 퍼지면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WHO는 201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뎅기열 발병 사례는 520만 건에 달했으며,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필리핀에서는 수백 명이 뎅기열로 사망했고 이에 따라 뎅기열을 국가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많은 확진자가 나왔으며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뎅기열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싱가포르 보건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5월 28일 기준, 약 1만1670건의 뎅기열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이중 약 10%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올해 발병 건수는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뎅기열은 계절성 질병이며,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의 기후과학자인 윈스턴 차우는 CNN에 “지속적인 극한 기후는 모기가 번식하기 완벽한 조건을 형성하기 때문에 뎅기열을 근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장기간의 더운 날씨와 갑작스러운 집중 호우 등의 추세로 볼 때, 싱가포르의 뎅기열 문제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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