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박순자] 신실한 미소

박순자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장)

 

신실한 미소


뿌옇게 바랜 잿빛이 창가에 앉아

마음의 창을 열려고 안간힘 쓰고

온갖 바이러스들이 우글거리며

지친 몸에 붙으려고 드러낸 본색

빈핍한 자의 간직한 소망 가로막네요


무장한 참 미소가 무기 되어

측량할 수 없는 아픈 사연에도

엎드려 정성이 드린 올림의 숨결

온기가 되어 녹아내린 미소네요


고달픈 주름에 살포시 덮은 묘약

연둣빛 새색시의 사뿐한 걸음

어느덧 녹음방초 동산으로 안내

세상이 품을 수 없는 신실한 미소

평안 구름 안에 영혼을 태우고 가네요


<해 설>

고난은 축복이다. 고난 속에 신의 임재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에서도 시인은 온갖 바이러스들이 위협하는 상황에 처한 빈핍한 자로서 고통에서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의 응답으로 신의 미소를 본다. 주목되는 것은 시인이 체험한 신의 신실한 미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은혜와 영혼의 평안을 준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신의 은혜를 간구하는 강한 믿음은 승리할 수 있다는 구원의 비전을 독자들에게 교화하는 공고한 종교적 문학 정신이 구축되어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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