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세 전 시애틀한인회장 인생이야기 담은 자서전 출간했다

<거센 풍랑 헤쳐온 작은 조각배> 한국서 최근 발행

고문 당한 뒤 10살때 월남, 한국서도 고통받다 이민

11일 벨뷰 힐튼호텔 일천만이산가족 행사서 사인회 

한국서 책 완전 도착하는 7월 이후에 별도 출판기념회

 

시애틀의 올드 타이머로 오랫동안 봉사를 해온 곽종세 전 시애틀 한인회장이 최근 자서전을 출간해 화제다. 

곽 전 회장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질곡을 고스란히 체험했던 자신의 82년 삶을 뒤돌아보고 후세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거센 풍랑 헤쳐온 작은 조각배>란 제목으로 최근 한국에서 자서전을 펴냈다.

곽 전 회장은 이번 자서전 발간을 계기로 다음 주말인 11일 오후 4시 벨뷰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장만순 박사 강연회에서 2부 순서로 책 사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어 한국에서 책이 완전하게 도착하는 7월 이후에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한인 이민 1세대들이 통상적으로 겪어왔던 인생의 고통을 넘어서는 삶을 살아왔던 곽 전 회장은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와 미주 한인 이민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1940년 북한 땅인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1950년 10월 벌어졌던 함흥 학살사건을 목격했고, 10살 때 보위부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어머니와 동생 등을 북한에 두고 아버지와 함께 월남으로 내려와 부산과 여수 등의 피난생활을 했고 결국은 남북 이산가족으로 살아야 했다.

중앙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였던 곽 전 회장은 고려대 강사시절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끌려가 기억 상실이 발생할 정도의 고문과 취조를 받아야 했다. 결국 ‘몇 년만 해외에 피신해있으라’는 권유에 반강제적으로 보따리를 싸서 시애틀로 이민의 길로 들어섰다.

이 같은 인생 여정에 따라 책에서도 밝혔듯 곽 전 회장은 3개의 고향을 가지게 됐다. 태어난 북한 함흥, 학교를 다니고 강사로 일하며 결혼까지 했던 한국, 그리고 올해로 50년째 살고 있는 시애틀이 고향인 셈이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6ㆍ25 한국 전쟁은 물론 남북 분단과 산업화, 민주화, 미국 이민 등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 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

시애틀의 초기 한인 이민자라고 할 수 있는 곽 전 회장은 워싱턴주 교육공무원 10년을 했고, 이후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남다른 봉사와 헌신을 해왔다.

시애틀한인회장과 워싱턴주 대한체육회장은 물론 가난한 한인들의 대변자인 한인 생활상담소 이사장을 지냈고, 연말 한인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인을 하는 본보 ‘한인비상기금’(Korean Emergency Fund)의 이사도 맡고 있다.

한인 차세대들의 민족과 한국어 교육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는 등 남다른 공헌을 했고, 한인 차세대 정치인 양성에도 힘을 쏟아왔다.

곽 전 회장은 “6ㆍ25로 떠난 뒤 꿈에도 그리워했던 북한을 4번 방문했고, 생이별을 한 지 50년 만에 어머니를 두 번 만나기도 했다”면서 “북한, 한국, 미국으로 이어졌던 내 삶은 일엽편주처럼 조그만 조각배가 되어 떠내려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힘없이 떠내려온 작은 조각배가 아니라 큰 시련과 위험의 거센 파도를 헤치고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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