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털사 병원 총격범 "수술 후 통증에 앙심"…바이든 "뭔가 해야 할 때"

경찰 "3분 만에 출동했다"…유밸디 사건 '늑장 대응' 의식한 듯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털사의 한 병원에서 1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총기를 든 사람을 포함해 4명이 사망한 가운데 총격범이 병원에서 수술받은 후 고통이 심해지자 이에 앙심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경찰은 총격범 마이클 루이스(45)가 반자동 소총을 구입한 뒤 자신의 담당 의사였던 프레스턴 필립스를 찾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의사 필립스가 총격범인 루이스에 관해 얘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루이스는 지난달 19일 필립스에게 수술을 받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퇴원했는데, 그 이후 며칠 동안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웬델 프랭클린 털사 경찰서장은 "경찰이 루이스가 필립스와 다른 이들을 어떻게 살해했는지 자세히 적은 편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 측은 총격 사건 신고가 오후 4시52분 접수됐고 3분여 뒤 경찰이 출동해 오후 5시1분 범인과 맞닥뜨렸다며,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사건과 달리 신속한 대응에 나섰음을 강조했다. 유밸디 사건에서는 총격 한 시간 20분 뒤에서야 경찰이 학교 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며 '늑장 대응' 비판을 받았다.

이번 총격은 미국이 지난 한 달 동안 벌어진 일련의 치명적인 총기 사건들로 뒤흔들리는 가운데 벌어졌다. 

앞서 지난달 14일 뉴욕 버팔로에서 18세 백인우월주의자가 흑인들을 표적으로 총기를 쏴 총 10명을 살해했다. 이 사건이 있고 불과 열흘 뒤에 AR-15로 무장한 18세 괴한이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학교에 난입해 19명의 아이와 교사 2명을 사살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는 총기 난사 계획을 세우고 이에 동참할 학생 모집에 나섰던 16세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정부의 총기 규제는 미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사안 중 하나다. 총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며 미국 헌법은 무기 소지할 권리를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총기 규제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는 주장은 엇갈려 왔다.

민주당과 공화당도 이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현재 상원에서 계류 중인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은 총 2건으로 Δ무기 판매 시 신원조회를 위한 기간을 최소 10일까지 연장하는 것 Δ모든 총기 거래에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이처럼 미국 각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이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총기 규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취지의 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번에 우리는 실제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총을 빼앗자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의 너무 많은 일상적인 장소가 '킬링필드(죽음의 장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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