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아직도 20세기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비판 봇물

20세기의 외교관’이라고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98)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에 영토를 일부 넘겨야 한다”고 말하자 “키신저는 아직도 20세기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키신저는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할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토를 전쟁 전 상태로 복귀시키는 게 이상적"이라며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추구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새로운 전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전 상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공식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등 돈바스 지역을 비공식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키신저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강요해선 안 된다며 이 경우 유럽의 장기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신저는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과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인물로, 국제관계에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은 이에 대해 “키신저는 여전히 20세기에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우리 영토를 조금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나는 헨리 키신저를 존경하지만 그가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그는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그의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해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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