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성호] 무슨 말을 할 건데
- 21-03-15
이성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무슨 말을 할 건데
존재의 가치도 보이지도 않는 것이 미생으로만
부대끼지도 않는 세상 편하게 살면 될 것을 심술이 도를 넘어
값없이 마시는 공기도 맘껏 마시지 못하게 해놓고 갈수록 더 하는
무슨 말을 할 건데
만나서 반가운 포옹도 손마저 잡을 수 없어
가까이도 못하게 멀리서만 벙어리 이게 사람 사는 거냐고
아무리 미물의 전신이지만 인간의 존엄을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말을 할 건데
인생의 전말 관혼상제 왕래이거늘
그것조차 못하도록 배수진을 쳐 놓고
무슨 말을 할 건데
날이 더할 때마다 소리도 없이 창궐만 일삼는
그래서 소중한 인명이 속절없이 소진하고
대놓고 원망도 못하게 마스크 못벗게 해서
망자의 슬픔에 목놓아 울지도 못하게 해놓고
무슨 말을 할 건데
비대면 비접촉 잔인한 행태
둘째가라면 서러움 언제까지
무슨 말을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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