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회복 후 스테로이드 복용하면 사망 위험 최대 51% '뚝'
- 22-05-16
입원 중 염증 높을수록 회복 1년 내 사망 확률↑
"퇴원 시 스테로이드, 표준 치료법에 포함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면 사망 위험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퇴원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발생한 염증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데, 스테로이드로 이를 낮춘다는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향후 퇴원하는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스테로이드 처방이 표준 치료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대학교는 최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스테로이드가 장기간 코로나19 후유증(롱코비드)에서 회복한 환자의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를 지난 12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인메디슨(Frontiers in Medicine)'를 통해 발표했다.
◇염증 수치 높은 코로나 환자, 1년 내 사망 위험 61%↑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아치 마이너스 플로리다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에도 심각한 코로나19를 앓았던 입원 환자들이 회복한 뒤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던 경증 또는 중등도 환자들보다 이듬해 사망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이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의 C-반응성단백질(CRP) 수치는 질병 중증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 1207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입원 중 혈액 내 염증지표인 CRP 수치가 가장 높은 환자는, 가장 낮은 환자에 비해 1년 내 사망할 위험이 61% 더 높았다.
입원환자 CRP 수치는 59.4mg/L인 반면 인공호흡기 등 비기계적 추가 산소가 필요한 환자들은 126.9mg/L, 인공호흡기나 에크모(ECMO) 같은 인공심폐기를 착용한 환자의 CRP 수치는 201.2mg/L였다.
◇중증환자, 퇴원 후 스테로이드 처방 시 사망 위험 51%↓
연구팀은 해당 환자 1207명을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입원 후 항염증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심각한 염증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1%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입원하는 동안 환자에게 발생한 염증이 장기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 등 퇴원 이후 겪는 건강상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대부분의 염증은 감염 부위나 특정 부위에 집중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기도 외에도 심장, 뇌, 신장 등 여러 기관에 염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코로나19 만성질환처럼 관리해야"
연구팀은 코로나19를 잠재적인 만성질환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이너스 교수는 "증상 발현 뒤에도 환자에게 계속 영향을 미치는 울혈성 심부전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해야 한다"며 "뇌졸중과 뇌기능 장애, 조기 사망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증은 면역체계가 감염원과 싸우면서 발생한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일부 질병에선 이런 면역반응이 과하게 진행돼 더 큰 피해를 준다. 이를테면 일부 코로나19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염증질환인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한다.
김범성 건국대병원 심혈관내과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일시적으로 면역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뿐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이토카인 폭풍처럼 강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를 줄이기 위해 중증 환자에 많이 처방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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