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기 진입한 코로나 유행 '감소'…'긴 꼬리'로 이어질까?

주말 이후 소폭 등락 반복…방대본 "징검다리 연휴 활동량 영향"

오미크론 전파력·거리두기 해제에 정체…"변이 확산하면 증가 전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감소 속도가 지난 주말 이후로 더뎌지기 시작했다. 방역당국은 연휴간 이동량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봤지만, 정체기가 오래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변이 유입 등으로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9933명을 기록했다. 확진자 발생 추이는 주말 진단검사량 감소 등으로 일시적 등락이 있어 같은 요일 기준으로 보는데, 전주(3일) 5만1121명과 비교하면 1188명 감소에 그쳤다.

10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는 3만5610명으로 전날보다 5655명 감소했다. 자정까지 발생할 확진자를 고려하면 11일 0시 기준 확진자 발생 역시 전주와 비숫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3월 중순 정점을 찍은 유행 규모는 매주 크게 8만명에서 적게는 2만~3만명씩 감소했다. 그러나 토요일이던 지난 7일 확진자 감소는 3675명 수준에 그쳤고, 8일과 9일에는 오히려 소폭 증가하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지난 5일 어린이날부터 주말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가 확진자 감소 정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방대본이 활용하는 구글 이동량 등에 의하면 지난 징검다리 연휴 이동량은 올해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징검다리 연휴에 의해 활동량이 많아진 것을 우선 의심할 수 있다"며 "이 이후 정체기 또는 완만한 감소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에 의해 '평형'을 이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평가다. 이미 누적 확진자가 1700만명을 넘어설 만큼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지만,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아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이 빈공간을 채워나간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병이라는 것은 감소 기간이 지나면 정체 시기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평형은 오미크론의 전파 능력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2일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봤다.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이 낮다는 인식과 더불어 이같은 방역 완화는 일상회복에 가까운 수준의 방역 의식을 갖게 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발생 규모가 정확히 예측이 안 된다는 점도 지적한다. 오미크론 정점이 감소세로 전환된 이후 선별진료소의 검사 수요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확진 되더라도 위험이 크지 않고, 주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검사 자체를 꺼린다는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를 안 받은 분들이 정말 많아서 지금의 상황이 정체인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유행 정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새로운 변이가 나타난다면 다시 유행 양상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수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20% 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12.1 변이는 10일 5명의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국내 6명을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5차 유행을 이끌고 있는 BA.4·BA.5 변이의 유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엄 교수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현재의 2~5만명대 규모가 두어달 갈 수 있다. 브레이크가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변이가 퍼지면 증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 때처럼 아주 큰 규모의 유행은 아닐 것"이라며 "확진자 발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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