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축재 12조'…재집권 앞둔 마르코스家, 재산 되찾기 나선다
- 22-05-09
'독재자 아들' 페르디난마르코스-'두테르테 딸' 사라 두테르테 정·부통령 후보 당선 유력
필리핀 대선과 총선이 현지시간으로 9일 동시에 치러지는 가운데,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의 승리가 유력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후보자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레니 로브레도에 지지율이 30%p 이상 앞선 상황이다. 실제로 현지 여론조사 기관인 '펄스 아시아'가 지난 2일 발표한 필리핀 대선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주니오 후보는 5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로브레도는 지지율이 전달(24%)에서 23%로 1%p 떨어졌다.
이는 마르코스가 당선될 경우 그의 가문이 36년 만에 정계에 복귀하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회수된 재산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원)를 되찾으려 시동을 거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마르코스는 아버지가 축출된 이후 망명 생활을 이어오다 1991년 필리핀에 복귀, 가문의 오명을 지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도 가문의 재산에 대해 묻는 질문에 "더 이상 이 사건에 가족이 관여하지 않는다. 법원이 명령하는 대로 따를 것"이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마르코스 일가는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모습과는 달리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 중이며, 소송 중인 재산 관련 재판만 최소 40건 이상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마르코스의 92세 어머니이자 부패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멜다 역시 2018년 선고 받은 7건의 부패 혐의에 대해 항소하고 있다.
마르코스의 당선이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만일 그가 실제로 대선에서 승리하게된다면 그동안 마르코스 일가의 부정 축재 재산 회수를 위해 힘을 쏟아오던 기관들은 한순간 힘을 잃게된다.
이는 마르코스가 대통령 신분으로서 자신의 가문의 비리를 조사하는 바른정부위원회(PCGG)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그는 필리핀의 반부패기구인 옴부즈맨, 세무서장을 임명, 직접적 관여를 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1986년에 설립된 PCGG가 마르코스 일가의 재산 50억 달러(6조3000억원)를 회수했다면서 그러나 또 다른 24억 달러는 여전히 소송에 휘말려 있으며 미납된 세금 39억 달러(약 5조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PCGG의 전 위원인 루벤 카란자는 마르코스의 대선 승리는 자산 회수를 위한 36년간의 싸움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면서 "마르코스는 당선 후 PCGG를 이용해 어떠한 부정 재산이든 붙들려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독재자 마르코스는 1986년 대중에 의해 하야하기 전까지 21년간 필리핀을 철권통치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선거 조작 의혹에 따라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다. 이 과정에서 금과 400만 달러(약 51억원) 상당의 보석, 현금이 담긴 상자 22개 등은 미국 세관에 의해 압류됐다.
마르코스 어머니인 이멜다 역시 남편의 재임 기간 마닐라 시장, 주택환경부 장관을 지냈는데 남편이 축출되면서 신발만 무려 3000켤레에 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부패의 상징으로 떠올른 바 있다.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마르코스 일가의 재산은 50억에서 100억 달러 이상일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마르코스 후보의 어머니인 이멜다가 1986년 하와이로 망명하는 과정에서 소유하던 신발 컬렉션이 세간에 알려졌다. © 뉴스1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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