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혜 시인 작품, 루마니아 문예지에 실렸다

‘나를 따라 들어온 벌’작품 루마니아어로 번역돼 <고백>에 게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회장 문창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춘혜 시인의 작품이 루마니아 문예지에 실렸다. 

이 시인에 따르면 한국 국제시 3호에 보내진 ‘나를 따라 들어온 벌’이란 제목의 작품이 루마니아 어로 번역돼 루마니아 <고백>이란 잡지에 게재(아래 사진)됐다. 

1989년 워싱턴주로 이민 온 이 시인은 힘든 이민생활 가운데서도 틈틈이 창작활동을 벌여 2001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고 <시애틀의 단풍>이란 시집을 내기도 했으며 해외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를 따라 들어온 벌

 

 

날랜 기운이 다 한 벌 

지난 여름 가볍게 날개짓하며 

미로 같은 꽃밭 사이 오가며 

끝없는 방랑

이 밭 저 밭 기웃거리다 

채소 속에 뭍여 온 운명 같은 조우 


날개에 힘이 빠진 벌 

국화꽃 하얀 미소 속에 

환상의 날개 위에 짓눌린 고독을 털고 


오늘은 노란 케일 꽃 향기에 취해 

고개를 쳐 박고 있다가 

케일 잎 속에 숨어 나를 따라온 벌 


프라스틱 봉투 속을 빠져 나오려 

무던히 몸부림치느라  지친 벌 

어디다 놓아줄까 고민하다 

내 창문 앞 나무 위에 슬쩍 올려 놓고 

한참을 지켜보았다

혹여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걱정 하면서

 

정지된 시간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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