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경자] 핏빛 하늘의 통곡
- 22-05-09
이경자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핏빛 하늘의 통곡
우크라이나 핏빛 하늘
평화는 산산이 조각나고
빌딩 숲은 타다 남은 숯더미가 되어
머리를 풀어 헤친 한 여인이 울부짖는다
아기를 품에 안은 여인 남편과 헤어지며
차창에 아빠와 아가의 손이 맞닿아도
체온을 느낄 수 없는 유리 벽
백발 어머니 푸른 눈에 붉은 이슬 글썽이며
바람결에 흩어지는 낙엽, 기약 없는 이별
병원 산실마저 불덩이로
분만하는 여인 들것에 실려 피난 가다 눈을 감았다
아까운 목숨 침묵으로 사라지며
미국AP 통신 기자가 처절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다가
러시아군에 포위당해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였다
성체(聖體)가 119에 실려 피란 간다
주여, 주님의 평화로 우주를 채우소서!
<해 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토에 두 달이 넘도록 침공을 하고 있다. 침략자들은 잔인하고 공습을 당하는 약한 국가는 그 고난이 참혹하다.
이 작품 속에서도 시인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에 깊은 연민을 느끼며 피난으로 헤어지는 이산가족을 “바람결에 흩어지는 낙엽”으로 묘사한다.
그는 또 산모가 들것에 실려가다 숨지고 심지어 성체가 119로 실려 피난을 간다고 하여 전쟁의 비극성을 극대화시킨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인은 이 전쟁의 종식은 오직 신의 권능에 있음을 믿어 간절히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시인이 참담한 전쟁 상황을 적나라하게 담아 독자들의 연민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신에게 평화를 간구하는 신심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그 종교적 문학정신의 위의가 공고하다고 보겠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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