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해킹' 암호화폐 자금세탁 도운 믹서 회사 첫 제재
- 22-05-07
믹서, 암호화폐 거래 추적 어렵게 하는 기술…액시 인피니티 해킹 과정서 260억원 자금세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북한의 암호화폐(가상화폐) 탈취와 관련해 이를 도운 '믹서' 회사를 제재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탈취한 암호화폐의 자금 세탁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암호화폐 믹서 회사인 '블렌더'(Blender)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겨냥한 암호화폐 믹서에 대한 미국의 첫 제재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암호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블렌더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이후 5억 달러(약 635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 이전을 지원했으며, 북한의 '액시 인피니티' 해킹으로 훔친 암호화폐 자금세탁 과정에 사용돼 2050만 달러(약 260억원) 이상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렌더는 또 OFAC의 조사를 통해 러시아와 연계된 랜섬웨어 그룹인 트릭봇, 콘티, 소디노키비 등의 자금 세탁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재무부는 지난달 14일 블록체인 비디오 게임 '액시 인피니티'가 당한 6억2000만 달러(약 7877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해킹 배후로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를 지목하고, 이 단체와 연결된 암호화폐 이더리움 지갑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 바 있다. 같은 달 22일에는 지갑 3개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는 라자루스가 불법 수익을 세탁하는 데 사용한 암호화폐 주소도 추가로 식별해 제재 대상에 추가하고 있다면서 불법 사이버 활동에서 훔친 수익의 추적을 방해하는 데 중요한 블렌더와 같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구성요소들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무부는 지난 2020년에는 가상화폐 믹서 기업의 소유자와 운영자들에 대해 6000만 달러의 민사상 벌금을 물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북한은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을 창출하고자 암호화폐 거래소와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상 강탈 등 불법 활동에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은 "재무부가 사상 처음으로 암호화폐 '믹서'를 제재하고 있다"며 "불법 거래를 돕는 암호화폐 믹서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위협이 된다. 우리는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에 맞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이 지원하는 도둑(해커)과 돈세탁을 가능하게 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재무부의 제재와 관련해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한과 외교를 추구하는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고,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북한을 불법적 사이버 활동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서도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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