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래' 비트코인 2조원어치 또 샀다…어느새 '일곱번째 고래' 반열
- 22-05-06
한국인 권도형이 이끄는 테라, 비트코인 추가 매수…스테이블코인 가치 보전용
'7위 고래'된 테라, 3분기까지 100억달러 비트코인 보유량 목표
한국 국적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Terra)가 2조원 규모에 가까운 비트코인(BTC)을 추가로 매입했다. 테라가 올 3분기 말까지 100억달러(12조7200억원)까지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테라 생태계를 지원하는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3만7863BTC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15억달러(1조9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입은 제네시스트레이딩과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을 통한 장외거래(OTC)로 이뤄졌다.
권도형 테라 공동창업자는 3분기 말까지 100억달러치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비트코인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테라가 현재까지 매입한 비트코인은 총 8만394BTC로, 약 35억달러(4조4500억원) 규모다.
◇1위 스테이블코인 꿈꾸는 테라…비트코인 매입으로 UST 신뢰도↑
테라가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이유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UST를 위한 준비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UST의 신뢰도를 더욱 높임으로써 테더(USDT), USD코인(USDC)을 넘어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듭나게끔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UST는 시가총액 기준 USDT, USDC에 이은 세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이다.
본래 USDT, USDC 같은 대표적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발행량 만큼의 달러 준비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가치안정성을 보장한다. 달러와 가격이 1:1로 연동되는 만큼, 발행량 만큼의 달러 보유량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가치가 안정적임을 내세우는 구조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를 실시하며 준비금 확보 현황을 밝히기도 한다.
테라 역시 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UST가 있지만,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은 다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들과 다르다. 루나(LUNA)라는 거버넌스토큰을 발행하는 이중 토큰 시스템을 채택, 루나를 매입하거나 매각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유지하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구조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달러 준비금을 확보해두는 중앙화된 방식과 달리, 알고리즘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탈중앙성을 내세운 게 핵심이다.
이미 루나를 통해 가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 안정적인 담보물인 비트코인을 확보함으로써 UST의 가치안정성 및 신뢰도를 높이는 게 테라의 전략이다.
권 공동창업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테라 스테이블코인의 목표는 가장 큰 탈중앙화 암호화폐가 되는 것"이라며 "이 목표를 위해선 UST가 테라 블록체인 상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더리움, 아발란체, 폴리곤 등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도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플랫폼으로 진출하려면 루나만 가지고 UST의 가치안정성을 증명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며 "비트코인을 담보로 가지고 있으면 가치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UST의 가치안정성을 더 뚜렷하게 증명하기 위해 루나는 물론 비트코인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
◇'7위 고래' 된 테라, 비트코인 시장 흔드나
이처럼 테라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면서 테라가 시장에 미칠 영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번 매입으로 테라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지갑 주소 중 7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됐다.
6일 현재는 증시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9% 가량 하락하면서 루나 가격도 8% 가량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테라가 비트코인을 10억달러치 사들인 지난 3월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더불어 루나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폭락 같은 큰 외부 요인이 없다면 테라의 비트코인 매입이 비트코인 및 루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테라처럼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예측도 제기됐다. 조엘 크루거(Joel Kruger) LMAX그룹 시장전략가는 CNBC에 "기업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것은 비트코인의 가치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의 수요가 올라갈수록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신뢰도도 함께 검증받게 된다"고 밝혔다.
테라가 비트코인을 매도할 경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41만 팔로워를 보유한 린 아덴(Lyn Alden)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루나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경우 UST의 가치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UST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테라(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비트코인 매도에 나서면 시장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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