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식용유' 팜유 수출 중단에 정유사가 '촉각' 세우는 이유는

바이오디젤 경유 혼합 의무…팜유 뛰면 비용 상승

상사 포스코인터·LX 등은 미소…가격 인상 수혜도

 

대표적 식용유인 팜유 생산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히자 정유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팜유가 주 원료인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화 때문이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사업을 하고 있는 상사업계는 느긋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팜유의 공급의 절반가량을 담당한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전 세계 팜유 생산량을 7700만톤으로 전망했는데, 그중 59.1%인 4550만톤이 인도네시아 생산량이다. 

팜유는 팜 나무의 열매를 쪄서 짜내는 식물성 기름으로 식용유, 케이크, 초콜릿 등 식품부터 화장품, 비누 등 생활소비재 전반에 활용된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오는 28일부터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팜유의 가격이 급등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팜유 가격(말레이시아거래소 기준)은 지난해 6월22일 톤당 814.9달러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달 9일 1689.8달러까지 뛰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는 톤당 1469달러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업계가 팜유 수출 중단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차량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해 팔도록 한 정부 방침 때문이다. 팜유는 바이오디젤의 핵심 원료다.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3.5% 혼합해야 한다. 2024년부터는 4%, 2027년부터 4.5%, 2030년부터는 5%로 그 비중이 늘어난다.

바이오디젤은 팜유 가격과 연동되기 때문에 팜유 가격 인상은 바이오디젤 구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당장 시중에 판매되는 경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5%는 연평균으로 맞추면 되는 만큼 바이오디젤 가격에 따라 유동적으로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팜유 수출 금지나 가격 상승에 따라 바이오디젤 배합 비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크루드 팜 오일(CPOCrude Palm Oil) 사업을 하고 있는 LX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상사부문 등 상사업계는 수출 중단 조치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CPO는 대부분 인도네시아 현지 정제업체들에 공급돼 최종 제품인 팜유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상사업계는 오히려 최근 팜유 가격 인상으로 덕을 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팜사업을 시작해 2020년 1500만달러(187억원), 지난해 6700만달러(8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2160억원 중 16%인 345억원은 팜 사업에서 발생했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6.9% 늘어난 2457억원을 기록했는데, 유연탄과 팜 오일 가격 급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금지하면 인도네시아 팜 산업 기업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금수 조치가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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