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엔데믹 시대…'1만명 항체조사' 실효성을 가지려면
- 22-04-23
방역 및 4차접종 계획에 절대적
"대표군 설계해 대규모 인원에 대한 신속한 조사 필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서서히 감소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치도 안정세를 찾으면서 일상회복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어렵게 찾은 일상으로의 복귀인 만큼 앞으로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방역 대응에 좀 더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최근 대통령인수위원회가 밝힌 국민 1만 명 대상 항체조사다.
실제로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와 대통령인수위는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표본조사'라는 이름으로 항체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를 기반으로 지역별, 연령별 등 세부적인 맞춤형 방역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1>은 항체 검사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 또 어떤 방역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조망하기 위해 직접 항체 검사를 받아봤다. <참고기사 '정부 추진하는 '1만 명 항체조사' 완치자, 비확진자가 받아보니'>
◇현시점 항체 조사가 가지는 의미와 조사의 필요성
항체 검사는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가 몸속에 형성돼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검사 자체만으로도 자신이 숨은 확진자였는지, 혹은 지역 사회에 깜깜이 전파로 불리는 감염경로 불분명에 따른 전파가 얼마에 이르는지 유추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일상회복을 앞둔 현시점에서 항체 검사가 이뤄진다면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항체가 조사를 비롯 접종 후 항체가 추적조사, 백신 효과 평가 등으로 면역도를 평가, 일상회복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항체 조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방역당국은 2020년부터 꾸준히 항체 조사를 실시해 왔다. 2020년 세 차례, 2021년 두 차례, 올해 1월까지 총 6차례 정기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통계를 얻기도 했다.
다만 이전 조사보다 향후 조사가 더 큰 의미와 기대를 갖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160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데 있다. 대상 규모가 큰 만큼 대표군을 뽑기 쉽고 다양한 계층의 비교 검사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장도 "이전 국민건강영양조사, 헌혈자, 육군입영장정 등 조사에서는 특정 지역 등 조사에서 빠진 대상도 있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소아와 청소년까지 포함할 계획으로 유행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고 예측해 포스트 코로나 등 신종 감염병을 대응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체 검사는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세우는데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백신 접종에 대한 필요성과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백신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실제로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차 유행하는 낌새가 보이자 4차 접종을 시작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50세 이상 성인에 대해 mRNA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방역당국 역시 고령층 일반인의 4차 접종에 대해서 기존에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최근에는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는데 이 역시 FDA의 결정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권근용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미국의 결정은 국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전문가들과 해외 동향 파악 등을 통해서 4차 접종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4차 접종 실시에 관해서는 항체 검사를 통한 연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 1만 명 항체 조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다만, 여전히 항체 검사가 가지는 한계도 명확하다.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항체가가 얼마인지, 혹은 항체가가 얼마 이상이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 불명확하다.
아울러 감염 이후 완치에 따른 항체 생성 정도와 면역력의 상관관계 역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항체가 있는 사람도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검사 자체만으로는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선 확진 무경험자(박상휘 기자)와 완치자(조재현 기자) 비교군 항체 검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로서 명확히 차이가 나는 지점은 'Anti N' 검사인데 박 기자가 이전에 확진된 적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이 역시 절대적인 결과는 아니다.
예를 들어 조 기자의 경우도 시간이 흐르면 'Anti N' 검사에서 나온 항체 12.55가 감소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항체 검사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없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항체 검사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원에 대한 검사 결과를 짧은 시간 안에 도출하고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하며 이를 실제 예방과 재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추가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1만 명이라는 항체 검사 대상 규모가 너무 작고 검사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항체 검사에서 중요한 것은 항체가가 아니라 자연 감염 이력을 가지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와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여부"라며 "그런 측면에서 방역당국이 계획하는 1만 명 조사 규모는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대표군을 지역별 계층별, 연령별, 직업별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누고 인원도 광범위하게 선정해 계속해서 추적 검사를 한다면 향후 4차 접종 계획이나 방역 계획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 교수는 "일각에서 항체가 있어도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항체 검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너무 단편적인 분석"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 숨은 감염자의 비중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무증상이 많다는 것으로 재감염이 일어나도 역으로 무섭지 않은 병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많은 인원에 대한 항체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기초 차료를 만드는 것"이라며 "가을 재유행에 몇 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자료로 중요 지표인 위중증과 사망자 수치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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