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간선거 어쩌나…아프간 철군 후 40% 초반 지지율 요지부동

美 중간선거까지 반년…바이든, 열세 뒤집을 수 있나

 

"우리가 해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6개월여 남은 2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항만청과 인근 항구 정비 격납고를 찾아 화물선이 평행주차를 해야 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인프라 사업 성과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지난주 노스캐롤라이나와 아이오와 방문을 시작으로 19일 뉴햄프셔, 이날 오리건, 22일 시애틀까지 빡빡한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외교에 골몰하던 사이 소모된 국내 정치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속 열세로 전환한 뒤 지금까지 반등의 기미를 보이긴커녕 악화하고 있다. 

여론조사분석사이트 파이프서티에이트에 따르면 20일 기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3%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51.9%)보다 9.6%포인트(p) 낮다. 작년 1월20일 취임 첫 날 지지율이 54%로 반대 응답(35%)과 큰 격차를 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4년 임기 중 2년차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후반 국정 운영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8일 열리는 중간선거에서는 Δ연방 하원 전체 435석과 Δ상원 100석 중 34석 Δ39개 주(州) 및 미국령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 

현재 상원 의석은 민주당 및 민주 성향 무소속 50대 공화 50으로 양분돼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의석을 합치면 민주 우위다. 하원 의석은 민주당이 221석으로, 209석을 가진 공화당에 비해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5석은 공석이다.  

지난 대선 때 바이든 캠프의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존 앤잘론은 "정치컨설턴트로 살아온 30년간 본 것 중 최악의 정치 환경"이라며 "잘하면 상원을 건질 수도 있지만 하원에서는 대참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美 경제 성적 건실하지만 고물가에 가려져"

사실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꽤 건강한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실업은 반 세기 만에 최저 수준이고, 금리 인상 시나리오에도 주식 시장은 활황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눈에는 장밋빛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식품과 휘발유 등 소비 품목의 물가가 급등해서다. 미국의 현재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겹친 멕시코 국경을 넘는 기록적인 수의 이민자 문제, 코로나19 대응 관련 마스크 사용 여부를 개인의 선택에 맡긴 데 따른 사회적 논쟁, 폭력 범죄 증가 등의 이슈는 불안하고 분열된 미국의 오늘날 자화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스트 매트 스클랩프는 전날(20일) 폭스뉴스 웹사이트에 "바이든 정책이 그를 뽑았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젊은층과 무당파, 여성 및 소수 그룹 유권자들 사이에서 선택을 후회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적었다.

이 같은 분석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이달 갤럽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취임 초 압도적 지지층이었던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사이에서 바이든 지지도는 약 60%에서 40% 안팎으로 곤두박질쳤다.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인 흑인 및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도 바이든의 지지율은 20%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갤럽의 조사 결과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좌파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 "공화당 상원의원과 제도의 실패가 바이든의 진보 시도를 가로막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선거까지 남은 몇 달간 우리 의제를 더 많이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면,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한 가지 희망을 찾자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이 오히려 상황을 역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AFP는 짚었다. 

사실 미국 정치사에서 대통령의 정당이 중간선거 때 패배하는 건 흔한 광경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여러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한 뒤 전세를 역전해 재선에 성공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도 참패하고 두 번째 임기도 얻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 패배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기를 추구한다면, 공화당이 양분되면서 바이든과 민주당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 것이란 추측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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