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상대로 '소련 봉쇄 정책' 다시 쓴다…냉전 시대로 회귀
- 22-04-19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전략서 6월 나토 정상회의서 공개 예정
"중국과 나란히 러 위협 초점 맞출듯"…"러, 대응 전략 마련"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합심해 러시아를 장기적으로 고립시킨다는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약 두 달 만에 서방국들이 러시아와의 공존을 거부하고 이들을 고립시키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 중인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서(NDS)는 온전히 중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방침과는 달리 '유럽에서의 러시아 도전'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NDS는 국방 차원에서 국방전략 및 목표, 전쟁수행 개념, 전력구조, 예산계획을 구체화해 담은 전략 문서다.
WP는 또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나토의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 문서가 오는 6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라면서, 마지막 문서에서 나토는 러시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그랬듯이, 의미있는 대화는 러시아에 대해선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략 개념에는 나토의 안보 환경 분석 속에서 향후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제이크 설리번 바이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우크라이나와 약화되고 고립된 러시아, 그리고 더 강력하고 통일되고 결단력 있는 서구"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세 가지 목표는 모두 가시권에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유럽 고위 관리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은 러시아가 다시는 침략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어떠한 안전 보장이나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봉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에드거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를 장기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최대한 지원하고, 러시아를 최대한 제재하며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동맹국들은 최근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방안을 각자 발표하고 있다.
우선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 가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3분의 2로 줄이고 2030년 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할 계획을 세웠다.
네덜란드 왑케 호엑스트라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가 주최한 포럼에서 "대러 제재보다는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 가스와 석유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길을 명확히 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지난 8일 러시아와의 정상적 무역 관계를 중단하고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러시아 최혜국 지위 박탈에 따라 그간 저관세 혜택을 받아온 러시아산 제품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은 1998년 무역법을 개정하면서 최혜국 대우(MFN·Most Favored Nation) 명칭을 정상교역관계(NTR·Normal Trade Relations)로 바꿨다.
여기에 핀란드와 스웨덴이 오는 6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유럽 안보의 균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며 러시아 국경 인근데 나토 군사력을 급격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러시아의 장기적 고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미국이 냉전 시기 경제적 단절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소련의 붕괴를 기다리는 '봉쇄(containment)' 전략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WP는 전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을 앞두고 있는 마린 르펜 후보는 나토와 러시아의 화해를 촉구하면서 프랑스를 나토 군사 안보 협력체에서 탈퇴 시키겠다는 공약을 펼치고 있다.
독일에서도 궁극적인 화해를 위해 러시아와의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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