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인터뷰'에 1000년 권위 英왕실 흔들…서열 3위 왕족 모인다

해리 왕자 부부 인종차별 폭로 후 위기…왕실 진화 나서

로이터 "군주제 폐지 가능성 제로, 조용한 개혁 나설 듯"

 

해리 왕자 부부의 인종차별 등의 폭로로 영국의 군주제가 벼랑끝에 몰리고 있지만 군주제 폐지같은 헌법상 변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으며 다만 막후에서 조용한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8일 분석했다. 이번 TV인터뷰에서 세대간 갈등과 왕실의 시대착오가 다소 드러나긴 했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지지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 인터뷰 40시간 후 진화에 나선 왕실 : 지난 7일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인터뷰가 전파를 탄지 약 40시간 지나 엘리자베스 여왕은 성명을 발표하고 "해리와 메건에게 지난 몇 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완전히 알고 난 뒤 온 가족이 슬퍼하고 있다"며 "특히 인종(차별)과 관련해 언급된 이슈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리고 왕실은 "몇몇 기억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것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가족들에 의해 개인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메건에 대한 언론의 인종차별적 대우 때문에 부부가 영국을 떠났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해리 부부는 마클이 언론에 시달림받을 때 왕실의 지지가 부족했다고도 여러 번 강조했다.

해리 왕자는 군주제에 대한 비판도 우회적으로 했다. 자신은 시스템의 덫에 잡혀 있었지만 자신이 잡혀 있는 것도 몰랐다면서 다른 왕실 가족들도 덫에 걸려 있는 신세라고 설명했다.

 

◇ 여왕 지지 확고해 군주제 폐지 가능성 없어 : 로이터통신은 이 인터뷰가 이번 세기에 영국 군주제가 맞은 가장 큰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군주제 폐지같은 극단적인 해결이 이뤄지지는 않고 여느때처럼 조용한 변혁만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은 여왕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공화주의자들조차 엘리자베스 여왕이 군주인 한 헌법상의 변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왕실은 1936년 에드워드 8세가 미국 이혼녀 윌리엄 심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포기한 것, 1997년 다이애너 왕세자비의 사망 등을 겪은 뒤에 조용히 개혁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는 계획을 짜는 데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자 뿐 아니라 여왕의 개인 비서인 에드워드 영, 찰스 왕세자의 개인 비서인 클리브 앨더튼 등의 소규모 자문단도 함께 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최종 결정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자가 할 것이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와 상의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서열 3위까지인 세 왕족은 이미 2020년 초에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의 독립 후 타협점을 찾기 위해 여왕의 샌드링엄 별장에 모인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국 왕실 공식 유튜브 캡처.) © 뉴스1

◇ "왕실은 팬더…보기좋고 흥미로운 동물" :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영국 소설가인 힐러리 맨텔이 2013년 에세이에 쓴 글을 인용하며 영국 왕실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는 복합적인 시선을 소개했다.

맨텔 작가는 에세이에서 왕실을 팬더에 비유하며 "어떤 현대 환경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보존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보기에 좋고 흥미로운 동물 아니냐고 썼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스러워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위태로운 상황을 불쌍히 여기며, 모든 사람들은 그들을 주시한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아무리 통풍이 잘 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우리(cage)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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