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감소·低실업에도 바이든 중간선거 빨간불…"문제는 물가야"
- 22-04-14
지지율 42%…유권자들 "고물가 전부 바이든 탓"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은 미국 수장들의 바람이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반대자들은 물론 지지자들마저도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고 13일 AFP 통신이 관측했다.
현재 미국은 일자리 창출 '붐'으로 실업률이 상당히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는 최근 몇달새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팬데믹에서 회복함에 따라 동반되는 고물가를 지목하고 있다.
정치분석가이자 쿡 정치리포트의 설립자인 찰리 쿡은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인플레이션 외에) 다른 건 아무래도 중요치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성장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중요한 업적이다. 이에 백악관 역시 최근 노동시장 호황으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해왔다. 현재 미국의 실업은 반 세기 만에 최저 수준이며, 실업률도 코로나19 발생 전 수치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1981년 이래 최고 수준의 소비자 물가로 인해 휘발유와 식품, 기타 생필품 가격 급등을 겪고 있는 유권자들의 눈엔 기껏해야 일부 구직자만 체감할 수 있는 노동시장 호황 성과가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는 게 쿡의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중간선거가 7개월 정도 남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2%로, 바이든 진영에서조차도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 중 적어도 한 곳 혹은 양원 모두 우위를 공화당에 내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도좌파 성향의 진보정치연구소 윌 마셜 소장은 "고물가로 인해 미국인들은 바이든 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대규모 해고가 이뤄진 탓에 14.7%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업률이 꺾이기 시작한 지점인 지난해 1월20일 취임, 재임기간 내내 실업 감소를 누렸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6%.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바이든 임기 초반인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8.5% 급등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쌓인 Δ세계적인 물류 차질 Δ연방준비제도의 저금리 정책 Δ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폭등 등의 결과로 분석된다.
저실업보다는 고물가에 집중한 유권자들은 그 원인을 '바이듯 탓'으로 돌리는 듯 보인다.
지난달 말 발표된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약 3분의 2는 바이든의 경제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진보성향의 데이터 업체 네비게이터 리서치 조사 결과 일자리를 얻기보다는 잃고 있다고 믿는 미국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셜 소장은 미국의 물가가 이미 트럼프 행정부 때 승인된 코로나19 부양책으로 지난해 치솟고 있었는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등으로 휘청거리면서 의회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바로잡지 못하고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경제 부흥을 위해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으로 초당적 지지를 받아 놓고도,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민주당 결집 노력에 집착하다 법안 통과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마셜 소장은 "사람들은 뉴딜정책의 '시즌2'로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오버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의 뉴딜로 미국은 경기부양에 성공했는데, 바이든의 재건책이 미국의 경기과잉을 야기할 것으로 봤다는 의미다.
반면 조시 W. 부시 전 공화당 정부에 몸담았던 경제학자 더글러스 홀츠-에킨 전 미 의회 예산처장은 "BBB 법안이 통과됐다면 민주당엔 더 악재였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고물가를 인플레와 연결시켰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킨 전 처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뭔가를 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연준이 인플레를 통제하고 민간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달부터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금리 인상 과정에 돌입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올해가 지나면서 미국의 인플레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바이든에게 충분히 빨리 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AFP는 짚었다. 11월 중간선거 승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사에서 대통령의 정당이 중간선거 때 패배하는 건 흔한 광경이다. 미국 대통령 4년 임기 중 2년차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하원을 잃은 대통령은 핵심 법안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도, 오바마도 겪은 일이다.
정치분석가 쿡은 바이든도 비슷한 운명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는 "9월 말~10월 투표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인플레가 정말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인가"라고 물은 뒤, "난 그것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자답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11월8일 열린다. Δ연방 하원 전체 435석과 Δ상원 100석 중 34석 Δ39개 주(州) 및 미국령 지방선거가 함께 실시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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