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여권, 불평등 초래? 전세계 뜨거운 감자…한국은 신중 모드

중국 백신 여권 발급, 유럽·동남아 "필요해"…WHO "불공정 각인"

 

방역당국, 증명서 발급 준비…여권에는 "세계적 추세 반영해 결정"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백신 여권 도입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국은 QR코드를 활용한 백신 여권을 내놨으며, 유럽·동남아 등의 일부 국가들도 백신 여권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의 공평성을 이유로 백신 여권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증명서 발급은 예정하고 있지만 백신 여권 도입은 '검토중'이라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중국, 백신 여권 발급 시작…유럽·동남아 "필요해"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 중국이 국경을 넘는 자국민 여행자를 위한 '디지털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증서(코로나 백신 여권)' 발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영사부는 웹사이트에서 "중국이 발급한 백신 인증서에는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의 정보와 코로나 검진 결과에 대한 세부사항이 기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한 주장이 나온다. 특히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목소리가 높다. 프랑스 현지 언론 프랑스24에 따르면 지난 1월 백신 여권을 발급한 아이슬란드를 시작으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포르투갈 등 이미 13개 국가가 백신 여권을 도입했거나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독일도 입장을 선회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세계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은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패스'를 발급하고 있으며, 오는 5~7월 해외 관광을 허용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관광 국가들도 찬성 입장이다. 태국은 백신 접종을 받은 여행객의 2주 격리를 3일로 단축하거나 면제하는 것을 목표로 백신 여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백신 여권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베트남도 논의중이다.

◇WHO·프랑스 "반대"…접종 못한 사람에 불공평·접종만으로 비감염 판단 어려워

다만 백신 여권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WHO는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발급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8일(현지시간) 백신 여권 도입 여부에 대해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공평하다. 부당함과 불공정을 더 각인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EU 정상회의에서 백신 여권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 공급되는 백신은 충분하지 않아 순차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 여권 도입은 백신 접종을 못한 사람에게는 불공평한 절차가 될 수 있다. 

또한 백신 접종만으로 비감염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 형성률이 백신의 종류마다, 접종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율은 95%, 노바백스는 89.3%, 모더나는 94.1%로 높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2%, 얀센은 66%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만으로는 비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방역당국, 증명서 도입 추진…백신 여권에는 "과학적 근거·세계적 추세 반영해 결정"

우리 방역당국은 백신 여권 도입에 있어서 실무적인 준비는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증명서 발급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치면 국문·영문으로 된 백신접종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위·변조 등 종이 증명서를 보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예방접종 증명서 도입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를 백신 여권으로 활용하거나 백신 여권을 따로 도입하는 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여권이라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예방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같이 변화될 움직임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여기에 대해 검토하고 과학적 근거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해 여기에 대한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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