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긴축 의지 발산한 연준…경기 침체 없이 물가 잡을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0년 만에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며 정조준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세계로 발산했다. 하지만 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가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을 침체로 몰아붙일 것이라는 공포도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연준, 경제 연착륙 설계 성공할까

글로벌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짙은 상황에서 연준은 물가의 고삐를 잡으면서도 성장을 해치지 않도록 미 경제의 '연착륙'을 설계해야 하는 버거운 책무에 직면했다고 AFP통신은 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되고 있다. 연준 정책을 살피는 노련한 페드워치(연준 전문가)인 데이비드 바셀은 AFP통신에 "정교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강하게 반등하며 견조한 성장과 기록적 고용성장을 이뤄냈다. 막대한 재정부양과 공격적 통화 완화 덕분이었다.

경제 반등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유행은 수차례 반복됐고 공급과 노동자 부족으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가까지 폭등하며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지난달 연준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이후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부터 연준의 최대 비둘기파(완화적)에 속하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까지 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격적으로 기울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바셀 재정통화정책 허친스센터장은 연준이 강력한 스탠스(기조)를 취하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 소비와 기업지출이 줄며 공급과 수요 사이 균형을 되찾으며 물가가 떨어진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준의 긴축 기대에 따라 오르면서 과열됐던 주택 수요는 한 풀 꺾였다.

1980년대보다 강한 경제…연준 신뢰도 높아

연일 연준 위원들이 강도높은 긴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올라 구매력과 임금상승분을 갉아먹기 전에 연준이 강한 긴축 기조를 확실히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이 오일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1980년대와 유사하다고 비유한다. 당시 폴 볼커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낮췄지만 미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콘퍼러스보드의 다나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반박한다. 현재 미 경제와 고용시장은 1980년대에 비해 강하고 연준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신뢰도를 쌓아 놨다고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침체 우려는 이해할 만하지만 연준의 공로를 인정해줄 필요는 있다고 그는 말했다.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이 모든 변수들을 살펴 보며 경제 연착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눈금을 매기며 조정하기를 원한다. 주어진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연준이 지속적 팬데믹과 같은 공급 충격을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그도 인정했다.

◇관건은 양적긴축과 금리인상 '케미'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와 내년까지 연준이 수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는 일반적 0.25% 인상이 아니라 복수의 0.5% 인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그동안 사들였던 채권을 매각해 대차대조표(자산)를 줄이는 양적 긴축도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공개된 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의사록에 따르면 이르면 5월부터 연준은 매달 950억달러어치 채권을 매각할 계획인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긴축 때보다 2배의 속도로 긴축하는 것이다. 

문제는 양적긴축이 금리인상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이다. 검증된 적 없는 정책 도구라는 점에서 양적긴축과 금리인상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불분명하다. 바셀 소장은 "까다롭다"면서 "현재 미 경제의 체력을 감안할 때 완만하고 짧은 침체라면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거래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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