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러 위협 최고조…美 방산업체, 실적개선 '반색'

우크라 전쟁으로 유럽 안보 우려↑

中에 이어 러까지 부상…강대국간 경쟁 확대 조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0일이 넘었다. 유럽 국가들이 2차세계 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전쟁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는 전쟁의 참혹함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 표정을 숨기고 있을 집단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미국의 방산업체다. 오랜기간 큰 전쟁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상태에서 큰 전쟁에 직면한 유럽국가들이 최근 연이어 미국 무기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AFP는 당장 록히드마틴이나 레이시온 같은 미국 방산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반등하지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란드 美 탱크 250대 구매…유럽 안보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국가들의 안보 우려는 커졌고 최근 앞다퉈 미국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

미국 플랫폼 투자 회사 모닝스타 소속 버켓 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30년 동안 유럽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지정학적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라며 "사람들은 세계가 훨씬 덜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방산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5일(현지시간) 미국으로부터 에이브람스 탱크 250대를 475000만 달러(약 5조7859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미국의 리퍼 무인기를 비롯해 스팅어 대공 미사일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동유럽 국가들의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성공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유럽 국가들이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안보를 충족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도 지난달 중순 국방 예산을 승인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35억달러 규모의 스팅어 대공 미사일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은 지난달 중순 수십억 유로 규모의 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35대의 F-35 전투기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핀란드도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F-35 전투기 64대를 주문했다.

◇"강대국간 경쟁 확대 조짐…美 방산업체 장기적 수익 높을 것"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무기 구매에 나서지만 미국 방산업체들의 수익이 당장 극적으로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국가들이 구매하는 대부분의 무기들이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스팅어 대공 미사일이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이기 때문이다.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1년간 스팅어 대공미사일 1000개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1000개가 동유럽 국가들이 구매할 규모지만 이에 대한 매출은 10~20억 달러에 불과하다"라며 "이로써 미국 기업들이 얻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의 매출액은 각각 640억달러(약 78조)와 670억달러(약 81조)였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 연구소의 무기 판매 전문가인 조던 코헨은 "레이시온은 아마도 스팅어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보다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에 파는 것이 큰 이익"이라고 까지 했다.

단기적 이익이 크지 않는데도 미국 방산업체들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강대국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라이시온 최고경영자(CEO) 그레고리 하예스는 "이번 전쟁으로 아시아, 중동 지역에 이어 동유럽에서의 긴장도 고조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올해 이후에 국제적인 수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록히드마틴 회장 제임스 타이클렛도 "미국의 군사비 증액을 촉발할 수 있는 강대국간 강력한 경쟁 조짐을 관찰했다"고 했다.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395.71달러 수준이었다가 현재 444달러(5일 종가)에서 거래되고 있다. MIT 국제 연구 센터 소속 프릭 헤긴보텀도 "아시아 지역에서 수년동안 그래왔듯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군비 지출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방부 예산을 4% 증액할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 

오랫동안 국방비 예산 증액을 꺼리던 독일도 러시아 침공을 목격하면서 지난 2월말 군 현대화를 위해 1000억유로(약 133조)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헤긴보텀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의 승리를 핵심 목표로 잡아오면서 아시아 국가들에 많은 무기들을 지원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국가들까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무기들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방산업체들의 전망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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