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기봉] 프리지어

이기봉(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프리지어

 

땅에 심은 프리지어 뿌리

한 해 동안 기척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찬비 내리는 입춘

가느다란 목 내밀고

연둣빛 잎을 떨고 있다

아 너였구나

 

어두운 자궁 속에서

땅의 문 열고 태어나

모진 바람 내쫓는 나무에 기댄

움츠린 잎사귀 애처로워

시퍼런 발등에

한 줌 흙을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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