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회복세'…대러 제재 효과 떨어지자 美 각국서 '총력 외교전'
- 22-04-01
국무부·재무부 등 동맹들 만나 대러 전선 결속 강화
인도에 관리 파견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늘리지 말라 경고
대 러시아 제재의 초기 효과가 떨어지자 미국은 고위 관리들을 전 세계에 파견해 제재 동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각국 지도자들과 만나 러시아를 계속 압박하라고 요구하는 등 총력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아부다비 왕세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과 모로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최근 유럽으로 건너가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고위 관리들과 만났고 곧 독일 베를린도 방문할 예정이다.
한 유럽 관리는 "미국 아데예모 차관은 유럽에 와서 인도와 중국이 대 러시아 제재 동참을 회피한 데 따른 영향을 논의했고, 독일과 같은 나라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할 경우 그 수요를 어떻게 충당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특히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러시아의 위협이 주된 대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에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은행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 기업들에게 미치는 초기 영향이 점차 퇴색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더 고립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
서방이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 금융거래망인 스위프트에서 축출하자 루블화 가치는 폭락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자본 통제와 수출 기업에 대한 외화 판매 명령 등으로 루블화는 회복세를 보였다. 증권 시장도 재개장했다.
아직 러시아 경제의 최대 생명줄인 유럽에 대한 에너지 판매도 중단되지 않았으며, 러시아는 4월1일부터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달라고 유럽 국가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루블화 가치는 더 오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 동맹국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응징하는 데 확실히 협력하길 바라고 있으며, 장기화되는 전쟁을 방관하는 지도자들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우리는 대 러시아 압박을 계속 높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이는 자유세계와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직면한 도전이며, 우리는 그것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 러시아 압박에 동참하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중국과 인도가 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 안후이성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러시아의 기술과 군사장비에 크게 의존하는 인도는 미국 주도 대중 견제 합의체인 쿼드의 일원인데도 국제 사회의 제재에 한 발짝 물러나 있다. 미국은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인도에 파견해 러시아산 원유를 사는 데 레드라인을 설정하지 않겠다면서도 급히 구매량을 늘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캐서린 노벨리 전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미국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초기 제재 효과가 감소한 뒤 제재 등 징벌적 조치들의 추진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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