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선거 망칠라…바이든, 곧 비축유 대규모 방출 발표

'푸틴발 물가상승' 잡기 총력…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고물가 '악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유가를 잡기 위해 대규모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로 예상되는 백악관의 발표가 이뤄지면, 작년 11월 이후 세 번째 비축유 방출이 된다. 특히 이번에는 앞선 두 차례 방출 때보다 더 많은 양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시장은 반응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4.7% 하락한 배럴당 102.7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3.7% 내린 배럴당 109.30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결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세부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이번 전략 비축유 방출은 일일 100만 배럴씩 몇 달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미국의 하루 유류 소비량은 약 2000만 배럴로, 이는 전 세계 유류 수요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 시각 4월1일 새벽 2시30분) '푸틴발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를 줄이고 미 가계에 부담이 되는 유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응' 관련 연설을 예정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자 중앙은행(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정대로 강행하는 등 본격적인 물가 잡기에 돌입한 터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의 대러 제재로 유가가 급등, 인플레가 가속화할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유가의 기준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달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거의 50퍼센트 올라 최근 몇 주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대형 악재'에 백악관은 일단 '푸틴발 물가상승'으로 여론 악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지만, 물가 잡기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달 러시아산 원유 선적량은 일일 300만 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선적량의 약 3%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만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표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산 원유 결제 시 루블화 지급을 거래 조건으로 내건 탓에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전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축유 방출에 더불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형 산유국들에 증산 속도를 높여 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굳건한 카르텔은 압력에 저항하는 모습이다. 산유국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증산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걸프만 연안을 따라 소금 돔으로 이뤄진 4개의 지하 부지에 저장돼 있다. 미 연방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현재 비축량은 5억6800만 배럴가량으로 파악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1월 취임 후 첫 비축유 방출을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IEA 회원국들과 공동으로 추가 방출을 실시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 내전 등 요인으로 공급 차질을 빚은 직후 대규모 비상 방출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 미국 정부의 비축유 방출 소식은 블룸버그 통신이 최초 보도했고, 관련해 에너지부는 질의응답을 거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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