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가 치를 것"…서방 세계, 3차례 정상회의로 경고 나선다
- 22-03-24
벨기에 브뤼셀서 나토·EU·G7 정상회의 잇달아 개최
우크라 군사 지원 추가하고 러시아엔 제재 강화
미국과 유럽 서방 국가들은 벨기에 브뤼셀 시간으로 24일 이례적인 3차례 연속 정상회의를 열고 대(對) 러시아 압박을 강화한다.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는 나토 특별정상회의와 EU 정상회의 격인 유럽이사회(EC)가 개최된다.
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잇달아 열리는데, 여기엔 서방 국가 외에도 일본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독자적인 대러 제재 정책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찾는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에는 연대를 강화하고, 러시아와 그 동맹에는 경고 메시지를 전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3연속 정상회의 첫 문은 나토정상회의로 연다. 나토 30개 회원국은 유럽 동부 전선 병력 증가에 합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인근 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나토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혹시 모를 생화학·핵공격에 대응할 방어 장비 제공에도 합의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대규모 제재는 G7 정상회의와 EU 정상회의에서 부각될 전망이다. 세계 총생산의 절반 이상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추가 제재를 발표하는 자리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날(23일) EU 의회에서 "우리는 주권 독립 국가를 침공한 결정은 파괴적 비용을 초래하는 전략적 실패로 귀결된다는 걸 푸틴과 러시아에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지금까지 수천 명이 숨지고, 4400만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의 1이 집을 떠나 떠돌고 있는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이미 350만여 명은 국경을 넘어 피란 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와 EU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나토는 발트해부터 북해에 걸쳐 약 4만 병력을 배치하는 등 동유럽 병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4개국에 신규 전투 부대를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회원국 정상들이 동유럽 육해공 모든 영역에서 나토 병력 전개를 강화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이번 회의 계기 추가 대러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유럽 외교가에서는 딱히 주목할 만한 새 제재가 나올 것이란 기대는 높지 않다고 AFP는 전했다. EU에서 강력한 추가를 내놓는다면 에너지 금수 조치가 발표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EU가 지금까지 취한 조치에는 러시아 중앙은행 (해외 보유) 자산 동결과, 일부 러시아 인사 제재, 국제결제망 스위프트 배제 등이 있었다. 다만 미국과 영국이 하고 있는 원유·가스 금수 조치와 관련해선, 일부 회원국의 동참 요구가 있었던 정도다.
한 EU 외교관은 "(이번 회의에서) 어떤 큰 발표나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조치들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살펴보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 기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 충격에 대한 완충제를 구축하기 위한 가스 공동구입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는 전했다.
EU는 바이든 대통령과 향후 두 번의 겨울을 대비,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협정 채결도 목표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전쟁은 유럽 안보 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군사적 안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식량 안보마저 위태롭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EU의 최대 에너지 공급처일 뿐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대다수 세계인의 주식인 밀의 최대 수출처로,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30%를 두 나라가 떠받쳐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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