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ICBM' 쏜 듯… 비행거리 1080㎞·고도 6200㎞↑
- 22-03-24
2017년 11월 '화성-15형' 이후 4년여 만… '화성-17형' 추정
북한이 24일 쏘아 올린 장거리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괴물 ICBM'으로 불리는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34분쯤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1080㎞, 정점고도는 6200㎞ 이상으로 각각 탐지됐다.
북한이 이처럼 ICBM을 최대 성능에 가깝게 시험발사한 건 지난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형' 이후 약 4년3개월 만이다. 당시 '화성-15형'의 비행거리는 960㎞, 최고 고도는 4500㎞였다.
ICBM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거리 5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일컫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개발한 미사일 중에선 '화성-13'과 '14형', '15형', 그리고 '17형'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다. 당시 정확한 명칭이 확인되지 않아 국내에선 '화성-16형'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를 계기로 그 명칭이 '화성-17형'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화성-17형'의 길이는 24~27m로 추정된다. 이는 그간 세계 각국이 개발한 ICBM 중에서도 가장 긴 편에 속한다. '화성-17형'은 지름도 2.5~2.9m 수준으로 역시 다른 ICBM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의 최대사거리가 1만50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태평양 건너 미 전역은 물론 지구 반대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단 얘기다.
'화성-17형'의 추진엔진은 3단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1단 엔진 추진체는 백두산 트윈엔진 2세트를 결합해 제작하고, 2단은 트윈엔진 1세트를, 3단엔 고체엔진 모터를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화성-17형'의 경우 다탄두(MIRV) 탑재 기술, 즉, 2개 이상의 핵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또한 기존 북한 ICBM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 가운데 하나다. MIRV 탑재 기술을 적용한 ICBM은 방어하기 훨씬 어렵고, 실제 핵탄두와 '가짜 탄두'를 섞어 쏘는 변칙 활용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북한은 작년 1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당시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을 더 완성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해당 기술을 완전히 확보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최근 군사정찰위성 개발과 관련해 "다량의 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추후 위성 발사체 1기에 여러 대의 위성을 실어 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면 다탄두 ICBM을 운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군사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에도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다.
그러나 북한은 당시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궤적으로 쏘아 올렸다.
북한은 이후 이달 16일에도 동일 기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나, 이 미사일은 발사 직후 고도 20㎞ 이하 상공에서 폭발했다.
북한은 앞서 2018년부터 우리나라·미국 등과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한 정상외교에 나서면서 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다.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선 각국과의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 1월19일 김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등을 이유로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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