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vs 英·美, '우크서 생화학 무기 사용' 놓고 유엔서 설전
- 22-03-23
유엔 비공개 회의서 설전… 美·英 "러 가짜 깃발 작전 위한 전초전"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 속 러시아 측과 미국, 영국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22일(현지시간)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지역에 암모니아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우크라 민족주의 단체'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
폴리안스키 대사는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자국민을 위협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가짜 깃발(false flag)'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상대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누명을 씌워 공격의 빌미를 만드는 전략으로, 앞서 미 군사정보당국은 러군이 이런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해온 바 있다.
수미에서는 전날 화학공장이 러시아군 포격을 받아 암모니아가 누출된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암모니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지하실이나 낮은 건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피했다.
이와 관련, 폴리안스키 대사는 "러시아군은 독성 물질이 저장되거나 생산되는 우크라이나 시설에 공격을 계획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대사는 이번 사건을 두고 러시아가 '가짜 깃발' 작전을 펼치기 위한 전초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화학 또는 생화학무기 공격이 임박했다는 구체적인 징후가 아직 포착되지 않았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전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그(푸틴 대통령)가 둘 다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라는 명확한 징후"라고 주장했다.
한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당시 러시아의 지원을 받던 알아사드 정권은 자국에서 사린과 염소 가스를 사용하는 등 화학 무기 공격을 펼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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