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에 등판한 채권자경단 "美 침체위험 커졌다"
- 22-03-22
10년-2년 만기 국채금리 격차 11bp로 축소
침체 전조 의미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 '쑥'
미국 국채시장이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였다. 국채수익률(금리)이 급격하며 움직이며 침체에 근접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가 더욱 밝아졌다. 미 국채시장에 이른바 '채권 자경단'이 느닷없이 쏟아지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제 경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21일(현지시간) 미 국채금리는 경기침체의 전조를 의미하는 곡선 평탄화 경향이 계속됐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금리는 지난 18일 2.153%에서 21일 2.298%로 상승해 2019년 5월 이후 최고로 올랐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2년 만기 금리는 1.942%에서 2.111%로 오르면서 10년 장기물과 2년 단기물 사이 격차는 11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까지 좁혀졌다. 연초 이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60bp나 줄었다.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격차가 줄어 역전하면 6개월~24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는 전조를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밝히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국채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더욱 두드러지며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희망과 반대로 침체 전망을 높여 잡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략가들은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주장했던 미 경제의 연착륙 전망이 시험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BoA 전략가들은 미 국채수익률 곡선이 "연준의 긴축 사이클 초기 극단적으로 평탄화하는 것 뿐 아니라 침체 위험까지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서스케하나파이낸셜그룹의 크리스토퍼 머피 파생상품전략 본부장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고 항상 침체가 이어지지는 않지만 수익률 곡선이 불길하다"고 말했다. 퀀티고의 멜리사 브라운 글로벌응용연구소장은 수익률 곡선에 대해 연준의 긴축정책이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한 능력이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없고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가지 않기 힘들 것이라고 시장은 추정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내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전망에 회의적 의견을 쏟아 냈다. 냇웨스트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앞으로 FOMC 회의에서 50bp 금리인상의 위험"을 경고했다며 이 경우 미 국채가격(수익률과 반대)이 "자유 낙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올 2분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닝(기업이익) 성장이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곡선 평탄화에도 침체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3개월과 10년 만기 수익률 곡선은 올해 크게 가팔라졌는데 금리격차는 지난해 말 145bp에서 이날 181.54bp로 벌어졌다. 오리온자문솔루션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고문은 "과거 30년을 보면 3개월과 10년물 모두 침체 위험 이전에 평탄화해서 역전됐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5월 FOMC에서 금리를 0.5%p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하며 시장 참여자들은 강력한 매파(금리인상, 긴축)로 돌변한 파월 의장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내셔널연합증권의 앤드류 브레너 국제채권 본부장은 "오늘 우리는 기본적으로 파월이 포기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파월 의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시장은 오히려 그 능력을 의심하며 다소 물러섰다"고 말했다.
브레너 본부장은 이날 채권 시장이 일종의 자경단처럼 움직였다고 비유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더 높은 보상을 계속해서 요구하며 인플레이션을 조장한 통화정책에 대해 국채를 매각하는 채권 자경단처럼 행동했다. 브레너 본부장은 "채권 자경단이 느닷없이 나타났다"며 5년 만기에 집중적으로 "선물이 대량 매각됐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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