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몰린 푸틴, 우크라서 전술핵 카드 꺼낼까…사용시 '확전'

개전 4주차…전황 지지부진·서방 압력 속 수세 몰린 푸틴

우크라 핵전쟁터 될 가능성 배제 못 해…이 경우 '확전' 우려도


2차 세계대전 말미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폭발의 위력을 경험한 세계는 지난 76년간 핵무기 사용을 금기시해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그의 1000배, 러시아는 3000배 강력한 무기 실험을 실시했는데, 상호확증파괴(MAD·적의 핵 공격 시 보복 전략) 위협으로 억지력을 높여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과 러시아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위력의 3분의 1에 불과한 소형 전술 핵무기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저위력 핵탄두 W76-2 등이 바로 그런 무기다.

문제는 이런 소형 핵무기는 전쟁터에서 수세에 몰릴 경우 '한 번쯤 사용해봄직한' 무기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 핵 금기가 깨지면서, 핵 억지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소형 폭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핵전쟁터로 변모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조명했다.  

◇전쟁 밀리는 러, 소형 핵무기 실전 사용 가능성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실제로 전장에서 밀릴 경우 우위를 점하기 우해 재래식 전쟁을 핵전쟁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리고 바로 지금 실전 기회가 찾아왔다. 함브루크 대학 및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 전문가 울리히 쿤 박사는 "(푸틴의 핵 사용 지시) 가능성은 아직은 낮지만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러시아에 잘 풀리지 않는 데다, 서방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쿤 박사는 "푸틴이 군대 대신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해 핵무기를 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락 오마바 전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기준을 낮춰왔다"며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할 때 방사능 누출 위험에 개의치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최대 규모다.

그는 "러군은 아무렇지 않게 그 앞에서 총을 쐈다"며 "이는 핵에 대한 러시아의 방임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지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 국방부 정보국장 스콧 베리어 중장은 지난주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약세를 보임에 따라 서방에 어떤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핵 무기에 점점 더 의존하고 위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이버 공격 감행 시 대응 방안 등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우크라서 소형 핵무기 개시하면 '확전' 가능성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소형 핵무기 사용은 돌연 전장을 전면적인 핵 전쟁으로 확대할 위험이 있다.

프린스턴대 전문가들이 고안한 핵전쟁 시뮬레이션은 러시아가 핵 경고 발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나토가 소규모 공격으로 대응하면서 개전 몇 시간 만에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끔찍한 시나리오다.

어떤 군비 통제조약도 전술핵무기나 비전략 핵무기로 알려진 하위 핵탄두는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핵 강대국은 이런 소형 핵무기를 원하는 만큼 만들고 배치할 수 있다.

미국 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프로젝트 대표 한스 크리스턴슨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소형 핵무기는 2000개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러시아의 핵 전쟁 교리는 '확대를 위한 확대'로 알려져 있다. 즉, 전황이 밀릴 때 핵무기를 사용해 적을 공포에 질리게 만든 다음 후퇴나 항복을 유도하는 시나오다. 현장 훈련에서도 이런 전술을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쿤 박사는 러시아가 1990년대까지는 방어적 군사훈련을 실시해오다가 2000년대에 힘을 회복하면서 공격 훈련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런 공격 기조와 함께, 상대적으로 덜 파괴적인 무기와 핵무기 현대화에 착수했다.

러시아 새 무기고의 핵심은 2005년에 처음 배치된 이동식 발사기 이스칸데르-M이다. 약 482km(300마일)를 이동하는 2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재래식 탄두와 핵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의 가장 작은 탄두는 히로시마 폭발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소련 시대에 군비통제조약을 협상한 전 러시아 외교관 니콜라이 소코프는 "(러시아가) 핵탄두를 순항미사일에 장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와 선박 또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저공 비행 무기는 적 레이더의 탐지를 피해 영국 등 유럽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경지에 이스칸데르 미사일 포대가 배치됐다. 다만 이 부대가 핵탄두로 무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공개 데이터는 없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개시할 경우엔 미국도 핵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은 새로운 잠수함발사 탄두 중 하나를 러시아 시베리아 야생이나 군사기지에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세계 핵 전쟁 시나리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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