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확산에 방역 완화 美서 시민들 불안…"정부 부담, 개인 전가"
- 22-03-22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뉴 노멀 전략
취약군 위험은 더 커져…재유행 시 방역 강화 타이밍 놓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폭 완화에 기초한 '뉴 노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재유행 기조가 뚜렷하자 되레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백악관은 지난 2일 미국의 뉴 노멀 시작을 의미하는 새 코로나바이러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약국에서 검진 후 양성이 나오면 무료로 항바이러스제(알약)를 처방받는 방식이다. 또 백신 생산량을 늘려 어린 아이들도 승인만 나면 바로 접종할 수 있게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5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미국 시민들은 CDC 웹사이트에서 지역별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마스크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는 녹색과 노란색 지역에 인구 약 99.5% 이상이 해당된다.
그러나 아직 감염 위험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방역 완화는 기저질환자나 고위험군의 자유를 더욱 제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4기 전이성 유방암을 앓고 있는 캐시 콜레지(70)는 "이제 집 밖에 나갈 때마다 위험-편익 계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염으로 인한 위험이 낮아졌다고 방역 규제를 다 풀었는데, 그에겐 감염 위험이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결국은 정부가 담당하던 방역 부담을, 감염 취약 계층과 백신을 맞기엔 너무 어린 아이들 및 그 가족에게 거의 전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오미크론의 새 하위계통 변이 BA.2 감염으로 인한 재유행이 확연한데, 이 유행이 미국으로 옮겨붙을 경우 과연 정부가 제때 경보를 울리고 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워싱턴주 시애틀과 킹카운티의 제프리 듀친 보건담당관은 WP에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강제하기 위한 조건으로 CDC가 제시한 입원율 기준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감염 방지 조치(방역 강화)를 (다시) 시행하는 데 있어 입원율이 이 정도 수준으로 올라가길 기다리면 너무 늦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CDC는 코로나 관련 입원율이 지난 12년간 미국의 인플루엔자(독감) 관련 주간 입원율 최대치의 2배까지 올라가야 마스크 착용을 다시 강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방역 완화 기조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긴 하다.
아이오와 대학의 전염병 전문의인 엘리 페렌스비치는 "많은 '트레이드오프'가 있고 그것은 혼란스러운 일"이라면서 "CDC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가 방역 해제를 실시하는 배경에는 높은 백신 접종률과 면역률로 확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시간이 가면서 면역 효과가 감소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중증과 입원 또는 사망을 초래할 것 같진 않다는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이 코로나19가 처음 팬데믹으로 선언된 2020년 3월과는 크게 다르다고 본다고 WP는 전했다. 이제 백신과 치료제, 검진도구, 마스크 등 대응 수단이 충분하며, 무엇보다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한 인터뷰에서 "1년 전에 비해 현재 우리가 취한 이점은 광범위한 검진과 예방접종을 포함, 우리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악관이 이달 초 발표한 뉴 노멀 전략에는 새로운 변이를 추적·연구해 유의미한 변이 발견 시 신속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반복해서 배웠듯 이 지독한 바이러스가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면서 아시아나 유럽 등 일부 지역에 유행을 초래할 경우, 미국이 계속해서 낮은 감염률을 유지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최근 뉴욕과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플로리다, 오히아이오, 메인, 웨스트버지니아 등 일부 주 폐수에서 바이러스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 능력과 의지를 곧 시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WP는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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