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리터' 물 8잔 매일 마시면 이롭다?…"잘못 해석"

매 시간 나눠 마시자…첨가물 없는 순수한 '물'이 좋아

섭취 부족하면 신장 질환 위험한데 과한 섭취도 피해야

 

우리 몸의 60~70%는 물로 이뤄져 있고, 물 섭취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다. 하지만 물 섭취 방법을 잘 모르거나 잘못된 말을 믿는 경우가 있다.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손다혜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물 섭취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하루 2L씩 물 마신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도움되지는 않아"

물 섭취에 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속설 중 하나가 하루에 2ℓ, 즉 8잔의 물을 매일 섭취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70여 년 전 미국 연구에서 나온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결과다. 이후 많은 연구가 하루에 2ℓ씩 물을 마신다고 해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사실을 밝혔다.

실제 우리 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 2.5ℓ 정도인데 이를 꼭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은 미국에 비해 과일, 채소 섭취량이 많아,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ℓ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평소 식습관에 따라 하루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체중과 연령이 달라 하루에 딱 몇 잔을 마셔야 한다고 적용하기보다, 본인 몸 상태에 따라 물 섭취기준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영양학회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 하루 900㎖ 이상, 여성은 600~800㎖ 정도 섭취해야 충분한 섭취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몇몇 질환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물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간경화, 신부전증, 심부전증과 같은 질환에선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복수, 폐부종, 전신 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은 몸 속에 들어와 2시간 정도 지난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게 되면 콩팥 기능에 무리가 가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저나트륨은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경련뿐 아니라 뇌장애를 일으켜 의식 장애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어 한 잔씩 나눠 먹는 게 좋다. 노년층은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며,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의식적으로 매시간 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

◇첨가물 없는 순수한 물을 마시는 게 도움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82%가 음료수를 마시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하지만 물 대신 당 함량이 높은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 차 등을 마시게 되면 오히려 소변을 통한 배설이 증가해 탈수가 올 수 있다.

탄산수는 추가 칼로리가 없고 이뇨 작용이 었어 최근 사람들이 물 대신 먹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탄산수도 건강에 이로운 게 아니다. 탄산수는 PH 5.5 이하의 산성이라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을 침식시킬 수 있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다면 복부 팽만감과 같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체중 감량에 대해선 상반된 연구 결과가 존재하는데 칼로리가 0인데 포만감을 느끼게 해 체중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도 있고, 오히려 배고픔 호르몬인 그렐린을 증가시켜 체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따라서 수분 섭취는 순수한 물로 하는 게 가장 좋다.

순수한 물도 해양심층수, 광천수, 이온수, 정수기 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정에서 주로 먹는 물은 정수기 살균 필터를 거친 물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미네랄까지 걸러져 영양가 없는 물을 마시게 된다.

미네랄은 우리 몸에 합성되지 않으나 신체 대사에 필요해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보충이 필요하다. 해양심층수나 광천수, 이온수 등 자연에서 얻는 물의 경우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 섭취 부족 시 신장 질환 위험↑…과하게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물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갈증을 느끼게 돼 물을 보충하게 되지만 노년층에서는 갈증을 잘 못 느껴 물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을 적게 마시면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물 섭취 부족이 신장 결석과 연관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다. 중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 미만의 수분(물, 음료수 등)을 섭취한 그룹이 2000㎖ 이상의 수분을 섭취를 한 그룹에 비해 콩팥 결석이 많았다.

물 섭취가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에 있는 칼슘·요산 등이 뭉쳐져서 결석이 잘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물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앞서 저나트륨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 폐부종, 뇌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식전·후에 물을 마시는 게 안 좋다고 알려졌지만 오히려 소화를 돕는다는 의견도 있으며, 평소 소화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식전·후에 적당량의 물을 섭취해도 소화에 문제가 없다. 다만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노년층은 식전·후 물 섭취로 인해 위액이 묽어져 소화를 방해할 수도 있다.

◇운동 직후에는 찬물, 환절기에는 따뜻한 물 마셔야


일반적으로 찬물,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마시는 게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찬물, 뜨거운 물이 도움이 된다. 찬물을 갑자기 마시면 위장의 온도가 내려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위장 기관의 피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운동 직후에 찬물을 마시면 뜨거운 몸을 식힐 수 있고 빠르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기에 걸렸거나 환절기 시기에는 따뜻한 물이 오히려 도움 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물의 온도를 조절해 마시는 것이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윤다혜 교수는 '물 섭취 생활수칙'으로 Δ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여러 번 나눠 마시기 Δ목 마르지 않아도 하루 4~5잔 마시기 Δ음료수 대신 물로 수분 섭취하기 Δ운동하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매시간 물 섭취 하기 Δ개인의 나이, 성별, 질환 고려해 적정량의 물 섭취 하기를 제안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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