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레바논서 식량난 발생, 인접국으로 전염중

세계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장으로 변하자 국제적 식량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레바논 등 중동지역의 비산유국을 중심으로 이미 식량난이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레바논 빵 가격 70% 폭등 : 레바논에서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파디아 하메히는 최근 생활고를 겪고 있다.

3월초부터 밀가루가 상점에서 사라지고, 빵 가격이 70% 폭등했기 때문이다. 그는 "슈퍼마켓은 식품을 사재기한 다음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이전에도 레바논은 이미 금융위기에 처해 있었다. 2019년 이후 자국 화폐의 가치가 90% 이상 폭락하는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 전쟁까지 벌어지자 경제상황이 더욱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레바논은 밀가루 수입의 70%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 비산유 중동국 매우 취약 : 레바논뿐만 아니라 중동의 비산유국들은 일제히 식량난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튀니지, 리비아, 시리아, 이집트에 밀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국이다. 유엔의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국제 시장에서 구매하는 밀의 8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와 같은 곡물 및 에너지 수입국은 고유가와 식량가격 급등으로 수입 및 보조금에 정부가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9.10.18/뉴스1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우크라 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집트가 가장 걱정된다"며 "이집트 정부와 이집트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덧붙였다.

◇ 이집트 우크라 사태 직격탄 맞아, 통화 14% 폭락 : 실제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청와대 페이스북) 2022.1.21/뉴스1


지정학적 불안이 증가하면 국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인 신흥시장 자산부터 처리한다. 이에 따라 이날 이집트의 파운드화가 14% 폭락했다.

국제적 투자자들이 이집트 채권을 대거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이날 이집트 파운드화는 전거래일보다 14% 폭락한 달러당 18.27 이집트 파운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긴급 통화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10%포인트 인상했다. 이같은 경제난으로 이집트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 식량난으로 폭동 발생할 수도 : 유엔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은 식량 가격 상승과 곡물 부족의 영향이 이미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체감되고 있다고 밝혔다.

길버트 호웅보 IFAD 회장은 "이는 기아와 빈곤의 확대를 초래할 수 있으며 세계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농산물 생산 국가의 가뭄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2007~2008년 식량 위기 때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폭동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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