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원정] 길 한 가운데에서, 호두나무를 만난 토끼로부터

이원정(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길 한 가운데에서, 

호두나무를 만난 토끼로부터 


토끼는

달님 꿈을 꼭 덮고 있어요. 

아침이 얼른 오기를. 

동글동글

소곤소곤


민들레야 잘 지내.

아주 먼 길 끝 언덕 위에 올라 

별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깡총깡총

영차 영차


한참을 떠나온 길 한가운데에서 

호두나무가

큰 팔을 활짝 펴서

토끼의 걸음을 쏙 담고 말았어요. 

아롱아롱

초롱초롱


토끼야, 이리 올라와.

바로 지금 여기 내손가락에 열린 하늘에서 별님을 만날 수 있어.


먼길 그만 달려도 돼요.


호두나무와 토끼는 

별님에게 귓속말로 

호두 한알,

호두 두알, 

호두 세알. 

몽글몽글 

반들반들


파랑새야 잘자. 

바람아 고마워. 

민들레야 잘지내지? 

도란도란

자장 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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