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디폴트 면했지만…국민들은 통화가치↓·물가↑·실업난 '3중고'

일주일간, 식품價 10.4%↑·물가상승폭 2.1%↑

설탕 품귀 …약 사러 이웃 핀란드 여행 고려도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가까스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넘겼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러시아 서민들의 생활고는 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국가들의 전례 없는 대러 제재로 인한 루블화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실업난 등은 서민 경제에 직격탄으로 날아왔다. 서방의 보복을 견뎌낼 수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공(公)언은 말 그대로 공(空)언이 된 셈이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국내 물가상승률은 전주(10.4%) 대비 2.1% 오른 12.5%로 20년만에 두번째로 높은 주간 물가상승폭을 기록했다.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전쟁 발생 이틀뒤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간 식품 가격이 10.4% 상승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사마라 출신 한 트위터 이용자에 따르면 참치캔 통조림 한개 가격은 기존 130루블(약 1530원)에서 160~180루블(약 1881~2117원)로 올랐다. 설탕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루블화 가치가 지난달 24일 개전 이래 3주간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많은 소매상들이 루블화 약세에 대비해 가격 인상을 해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글로벌 가정용품업체 프록터&갬블은 루블화 약세에 따른 물류·자제비 인상으로 제품가격을 평균 40% 인상했다. 여성위생제품 가격은 30% 이상 뛰었다. 이에 당국은 서민들의 기본 생활 유지를 위해 유제품, 야채 등 기본 생필품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선을 최대 5%까지로 제한했다고 타스통신은 밝혔다.

다만 의약품의 경우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주요 해운업체들이 러시아로의 운항을 중단하면서 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접경한 사라토프의 약값은 2.3~6.7%가량 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주 한 여성은 미리 상비약을 구비하려는 시민들로 약국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급기야 친구 2명은 필요 약 구입을 위해 이웃나라 핀란드 여행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애플, 이케아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까지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면서 국내 사업 규모 축소 및 중단으로 인한 실업률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전국 850개 지점에서 6만2000여명을 고용했지만 지난 8일 영업을 중단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2022년말까지 국내 실업률이 7%가량 증가하며 임금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연구소 경제전문가는 이 같은 대러 제재가 지속될 경우 올해 국내 경제는 10%까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르게이 그리슈닌 국가신용평가원 상무이사는 올해 국내 파산 건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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