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반대' 외친 러 방송사 직원 사임…망명 제안엔 "난 애국자"
- 22-03-18
약 35만원 벌금 부과후 풀려나…추후 기소 가능성 남아
러시아 국영TV 채널1 뉴스 시간에 '전쟁 반대'를 외쳤던 마리아나 오브시아니코바가 결국 사임했다. 프랑스로의 망명 제안에는 자신이 '애국자'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마리아나 오브시아니코바는 프랑스24TV 인터뷰에서 "채널1 편집자 사임을 위해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채널1 저녁 생방송 뉴스에서 '전쟁 반대'가 쓰인 팻말을 들고 "전쟁을 멈춰라. 전쟁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그는 구금됐는데, 모스크바 법원은 그에게 260유로(약 35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적용된 법률에 따라 수년간 징역형을 감수하면서 추가 기소를 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러시아 군부는 소위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새로이 도입한 바 있다. 유죄로 판명시 최고 15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브시아니코바는 프랑스로의 망명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가 전쟁반대를 외친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망명이나 다른 형태의 영사 보호를 직접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오브시아니코바는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러시아에 머물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지 않다"며 "나는 애국자이고 내 아들은 더더욱 애국자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어디로든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에게는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오브시아니코바는 아울러 국영TV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이 러시아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을 전하며 전쟁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자 계획해서 한 행동이지만 많은 채널1 동료들은 개인적으로 공감을 표했다"며 "채널1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 잘 알고 있고, 자신들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임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동료들에 공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몇 동료들이 나와 함께 퇴사 서류를 제출해서 기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일 이후 러시아 외곽의 언론자유운동가들은 국영 TV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운동가들은 "크렘린이 말하는 '특별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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