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가 한국처럼 민주화되기 힘든 이유 두 가지
- 21-03-06
반군부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미얀마가 시민혁명을 잇따라 성공시킨 한국과 같은 민주화 모델을 따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죽음을 불사한 시민들의 항쟁이라는 점은 같지만 한국 독재정권들이 명목적으로나마 민주주의를 강조한 전통, 그리고 외부 권력에 의존한 점 등이 미얀마와 다르다는 것이다.
아시아 전문 프리랜서 언론인인 최성현씨는 5일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에 기고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의 민주화 모델을 따를 수 있을까'라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올해 2월부터 격렬해진 미얀마의 시위와 지난해 태국의 민주화 시위, 2019년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 등을 들면서 이들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군사정권에 대한 민중시위를 통해 선진민주주의를 이룩한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닮았다"고 썼다.
기고문은 또 익명을 원한 홍콩의 한 정치평론가가 "많은 논평들은 또한 민주화 운동이 길고 쓰라릴 수 있지만, 꾸준히 하면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로 한국을 사용했다"고 한 말을 인용했다.
하지만 필자는 동남아의 독재정권과 한국의 독재정권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승만과 박정희 등의 독재정권이 지속됐지만 그 동안에도 냉전시대의 미국과 반공산주의 영향으로 민주주의가 한국 국민들 사이에 깊이 뿌리내렸다는 것이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민주주의적 이상'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정부가 실제로 권위주의적이더라도 민주주의의 이상은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었다.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학생들이 고(故) 이한열 열사 추모비에 헌화 후 묵상을 하고 있다. 이한열 열사는 연세대 재학 당시인 1987년 전경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 열사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2018.6.10/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
반면 미얀마는 1962년부터 2011년까지 독재정권이었고 그후에도 공정한 직접선거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민간 정부가 통과시킬수 없도록 군의 영향력을 남겨두었다. 즉 민주주의가 미얀마의 국내 정치에 뿌리내릴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었다.
태국에서는 1932년 혁명으로 태국의 민주적 전통이 시작됐지만 관료와 군부 사이의 정치적 권력을 둘러싼 불안과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그간 정권을 잡기 위한 쿠데타가 빈번했고 그 가운데 13명이나 성공했다. 이와 함께 강력한 태국의 군주제 때문에도 민주주의가 핵심 가치로서 소외되어왔다는 설명이다.
필자는 게다가 한국이 민주화에 성공한 1980년대 동북아시아와 2020년대 동남아시아를 둘러싼 상황이 다르다고 보았다.
한국의 6월 항쟁은 냉전이 끝나기 전에 일어났다. 한국은 1990년대 초까지 중국이나 소련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고, 공산권에 대한 안보를 미국에 의존했다. 따라서 독재 정권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권력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현재 동남아 지역은 미국과 중국간의 경쟁의 장으로 바뀌었다고 기고문은 보았다. 중국은 민주주의보다 안정을 추구하는데 군사 쿠데타와 시민 불복종 운동 둘 다 중국에게는 불안 요소로 여겨진다. 이 불안 요소들은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데, 이 틈을 타서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며 개입할 수 있다.
결국 안정 추구의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의 불안정이 심화될 경우 군사 정권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즉 독재 정권 입장에서는 미국이 아니라도 중국이라는 또다른 강대국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동기가 적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필자는 한국이 동남아 민주화의 롤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한국만 유일한 모델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수하르토 32년 집권을 무너뜨린 인도네시아의 혁명이나 19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를 무너뜨린 필리핀의 '피플 파워' 운동, 그리고 2020년 태국의 '밀크티 동맹'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민주화 운동 패러다임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워싱턴주 태권도와 체육계 대부 윤학덕 관장 추모식 열려
- “워싱턴주 정부납품 원하는 한인분들 오세요”
- “한인여러분, 부동산 매매 및 투자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한인 비즈니스를 위한 안전세미나 성황리에 열려
- 시애틀영사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한다
- 구순 앞둔 성옥순시인 두번째 시집냈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정기연주회 매진임박 “20% 할인 혜택도”
- 시애틀오페라 '한국인의 날'행사 성황리에 열려(+영상,화보)
- 귀여운 시애틀통합 한국학교 유치부 졸업식 개최(+영상,화보)
- 벨뷰통합 한국학교 신나는 장날행사 성황리에 열려(+화보)
- 박용국ㆍ케이 전ㆍ리디아 리 “상공회의소 징계는 원천무효”
-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된 시애틀 5ㆍ18기념식(+영상,화보)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목사 소고(小考-3)
- 경찰 총에 사망한 LA한인 사건 바디캠 공개돼...문열리고 8초만에 탕탕탕
-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다문화 공생’출발을 시애틀서…"(영상)
-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오레곤 한인단체장들과 간담회 개최
- "서울대 워싱턴주 동창회 장학금 신청하세요"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8일 3개 코스로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불타는 트롯맨’탑7 “한인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킹카운티 법원 정상기 판사 사실상 당선 확정
시애틀 뉴스
- 시애틀지역 등산로 직행 셔틀버스 운행 재개한다
- "아마존, 알렉사 음성비서에 생성형AI 탑재…구독료 받는다"
- MS '애저 코발트100 기반 VM(가상머신)' 출시…"성능 40% 향상"
- 타겟도, 맥도날도 가격 내리겠다
- “올해 워싱턴주지사선거 박빙의 승부 될 것 같다”
- 30년간 시애틀지역 전염병과 싸워왔던 제프 두친 국장 은퇴
- UW내 친팔레스타인 점거시위 오늘 해체된다
- 중국, 라이칭더 취임날 미국 보잉 등 제재 …"대만 무기 판매 관여"
- 시애틀타임스 40년 발행인 물러난다
- 킹 카운티 기록실, 엉뚱한 사람에게 700만달러 잘못 징수
- 50대 타코마 시의원,자궁경부암으로 별세
- 90세 흑인 전직파일럿 태운 블루오리진 우주선 발사(영상)
- 자폐 앓은 벨뷰 10대 밤새 탈출 대소동
뉴스포커스
- 법무부, '김건희 명품백' 최재영 출국 정지…31일 검찰 재소환
- 한국 이혼했어도 '혼인무효' 가능…대법, 40년 만에 판례 변경
-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저출생 효과 있겠지만…'월 200만원'은 장벽
- 尹, '26조' 특단 지원으로 '칩워' 승부수…반도체 경쟁 고삐
- '기준금리 3.5%' 11연속 동결…한은 "긴축 충분히 유지할 것"
- "전공의들 일용직 전전"…1646명이 생계 지원금 신청
- '추미애 법사위원장' 카드에 與 '황당'…민주, 당원 달래기 '구상'
- 이재명 "2만명 넘게 탈당했다" 고백…"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야"
- 민주, 생존해병 어머니 편지 배달…'표단속' 국힘, 심기 불편
-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아니다…과징금 조치에 '행정소송' 예고
- 민주, 15주기 노무현 추도식 총집결…친문계 결집 구심력 주목
- 尹 "총선 결과 안타깝지만 다 내 탓…국민께 다가가겠다"
- 연기금 이달 '팔자' 나섰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도
- 뉴진스님 윤성호, 말레이 이어 싱가포르서에서도 공연 못 한다
- '한국 문단 거목' 신경림 타계, 향년 88세…노태우 정권선 사찰 대상
- '법카 유용' 김혜경 측근 배씨 "김씨 모르게 내가 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