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으로 생긴 당뇨병, 하루 30분 운동으로 개선 가능
- 22-03-14
감염자 15~80% 수개월간 장기 후유증 경험
운동하면 항 염증반응 중재…한번에 15분씩 하루 두차례만 걸어도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한 뒤 겪을 수 있는 당뇨나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하루 30분만 걸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소재 패닝턴 생물의약연구센터 연구팀은 운동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후 당뇨병과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염증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오는 4월 국제학술지 '운동·스포츠과학리뷰'(Exercise and Sport Sciences Reviews)에 게재된다.
코로나19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은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한 뒤에도 증상이 계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바이러스가 활성 상태는 아니지만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피로감 또는 머리가 멍한 '브레인포그'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인지장애와 같은 신경질환이나 당뇨병,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 이내 설명할 수 없는 하나 이상의 증상이 최소 두 달간 지속되는 상태'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병할 정도로 혈당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져 있다"며 "운동은 혈당 상승과 당뇨병 그리고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인 염증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운동이 높은 혈당 수치를 방지하고 제2형 당뇨의 발병 또는 진행을 중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감염 후 면역대사 항상성이 무너지면서 고혈당증의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스트레스, 지속적인 염증 또는 베타(β) 세포기능 장애로 발생한 높은 포도당 수치가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NLRP3 인플라마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때 운동은 항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순환인자의 방출을 유도하고 뇌의 항상성을 지원해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리 세포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인슐린은 세포가 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혈당을 떨어뜨린다. 이때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질 경우 같은 양의 인슐린으로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떨어져 제2형 당뇨를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서 나타난다.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제1형 당뇨환자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2형 당뇨 환자들도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슐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할 경우에도 발생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 체중감소, 쇠약 등 당뇨 증상과 구토, 복통이 나타날 수 있고 대사산증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대사산증이 나타날 경우 숨 쉴 때 과일향(아세톤향)이 날 수 있다.
칸디다 레벨로 패닝턴 생물의약연구센터 통합생리학·분자의학 연구실 연구원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인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감염자들의 약 15~80% 사이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 기준 국내 총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55만6453명이다. 따라서 레벨로 박사의 추정치를 국내에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에도 약 52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레블로 박사는 "1마일(1.6㎞)을 달리거나 빠른 속도로 걸을 필요도 없다. 천천히 걷는 것도 운동이다"며 "이상적으로는 30분 동안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만 한 번에 15분만 할 수 있다면 15분간 운동을 두 번 하면 된다. 하루에 한 번 15분씩만 걸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운동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 시작하든 점차적으로 권장 운동량까지 올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은 건강한 삶의 핵심 요소"라며 "이 연구는 운동이 높은 혈당 수치를 초래하는 염증의 연쇄 반응을 깨고 제2형 당뇨병의 발병 또는 진행을 중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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